▲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
[정재원 기자] 미얀마에서 1일 군부 쿠데타가 발발, 최고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군부에 가택연금 상태로 구금됐다.
 
미안마 군부는 TV 성명에서 "모든 권한이 육군 최고사령관에게 주어졌으며 1년 동안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밝혔다.
 
이번 쿠데타는 수치 여사의 전국민주연맹(NLD)이 압승을 거둔 데 이은 것이다. 앞서 수치는 지지자들에게 "이것을 받아들이지 말 것"과 "쿠데타 반대 시위"를 촉구했다. 수치는 곧 있을 구류에 대비해 쓴 편지에서 "군의 행동이 나라를 독재 체제로 되돌렸다"고 말했다.
 
미얀마의 인터넷 뉴스 서비스 이라와디는 최고지도자인 수치 여사와 국가원수인 윈 민 대통령이 이날 새벽 군부에 체포됐다고 NLD 대변인 미요 니운트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 아웅산 수치
이라와디에 따르면 수치 여사와 윈 민 대통령 외에도 NLD 당 중앙집행위원회 위원, 국회의원, 지역 각료들도 체포돼 구금됐다.
 
미얀마 국회의원들은 이날 지난해 11월 총선 이후 첫 회의를 위해 네피도에 모였었다. 그러나 군부가 NLD가 압승을 거둔 지난해 총선에 대해 부정 행위로 얼룩졌다고 비난하면서 미얀마에는 군부가 쿠데타를 위협하고 있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긴장이 감돌고 있었다.
 
▲ CNN 캡쳐
온라인 뉴스 포털 '미얀마 나우'는 이날 새벽 수치 여사와 NLD 의장이 체포됐다고 미확인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번 쿠데타로 미얀마의 모든 권력을 쥐게 된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그는 군이 미얀마 정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ST)에 따르면 미얀마 군은 보안을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유명해 내부 인사에 관해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다. 대외적으로 공개된 정보를 종합하면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오랫동안 군에 몸담았지만, 정치적 행보를 보인 것은 최근이었다.
 
▲ BBC 캡쳐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그동안 정치적 행보를 보이지 않았지만, 2016년 수치 국가고문이 정식 취임한 이후 군인이 아닌 정치인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그는 같은 해 최고사령관 직을 5년 더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군 내부에서는 그가 연임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2017년 미얀마군이 저지른 로힝야족 탄압의 책임자로 지목받았다. 유엔 인권이사회(UNHRC)의 조사단은 2018년 로힝야족 탄압 사태와 관련해 “미얀마 군부가 인종 청소 의도를 가지고 대량학살과 집단 성폭행을 저질렀다”며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다섯 명의 장성을 국제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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