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옥규 부동산학 박사
주택공급은 부족하지 않은데 투기세력이 문제라거나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보다 주택정책을 잘하고 있고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상향은 불가하다며 민간주택 공급보다 공공주택 위주 공급이 돼야한다는 편향된 사고와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변창흠 국토해양부장관이 서울 32만 호를 포함한 전국 83만호 주택공급정책을 발표했다.
 
새해를 시작하며 문재인 대통령은 무엇보다 혁신적이며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는데 역점을 두겠다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부동산 안정화에 전 역량을 투입하겠다며 문재인정부가 지금까지 견지해 온 정책기조 변화를 예고한 후속 대책이다. 
 
우리나라 부동산정책은 중·장기적 주택정책을 병행하지 못하고 집권세력에 따라 부양정책과 규제정책을 번갈아 가며 성과위주 정책을 펼치다 보니 부동산가격 폭등을 불러와 서민의 삶을 퍽퍽하게 만들었다.
 
주택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 수요가 있는 곳에 필요한 만큼 주택공급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필자이기에 2025년까지 서울32만 호를 포함 전국83만 호 공급을 실현하겠다는 정책에 이의가 있을 수 없지만 변창흠 국토해양부장관의 말이 허망하게 들리는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
 
변창흠표 주택정책은 역세권12만3천호, 준공업지역1만2천 호, 저층주거지역6만1천 호, 총19만6천 호를 포함 32만 호를 2025년까지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주택공급을 위한 도심개발의 메커니즘도 이해하지 못한 초보자나 할 수 있는 말로써 이전에 필자가 비 주택전문가라 말한 것을 여실히 증명한 것이다.  
 
우선 역세권인 서울지하철은 10개 노선으로 총길이 334.7㎞, 325개 역으로 1호선 서울역/청량리역7.8㎞ 10개 역, 2호선 시청역/시청역48,8㎞ 44개 역, 3호선 지축역/오금역38,2㎞ 34개 역 등 서울지하철역 10개 노선 325개 역은 반경 500m에서 서로 중첩되고 있으며 도심은 이미 대부분 고밀개발이 이루어져 있다.
 
고밀개발이 이루지지 않은 역세권이라도 대부분 상권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주상복합으로 재개발하기 위해서는 상가세입자들의 영업권 보장에 따른 합의가 전제 되어야 하고 토지, 건물주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2015년까지 주택을 공급할 수 있겠는가?
 
아무리 빠른 전투기라도 활주로에서 뜨는 시간이 필요하듯 도심재개발을 통한주택공급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절차적 시간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서울시민을 기망한 것이고 주택공급쇼크 수준이 아니라 가짜 공급쇼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도심복합개발은 민간이 막대한 자금과 전문 인력을 투입해 전력질주 해도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른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수년씩 공전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기 때문에 역세권 주상복합개발로 2015년까지 12만 3천 호를 공급하겠다는 것은 변창흠의 허구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나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주로 택지지구에 주택을 건설해 공급하기 때문에 3-4년에 주택공급이 가능하지만 복합적인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도심개발은 합의에 이르는 시간도 그만큼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을 묵가 한다면 경험치가 고작 그것인 초보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니 2015년까지 서울에 공급하겠다는 주택공급을 위해 가용할 나대지의 입지를 먼저 밝혀야 한다. 
 
주택용지로 가용할 토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만 동의를 전제로 한다면 분당의 3배 규모나 강남3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더라도 주택수요를 충족해 가격을 확실하게 안정시킬 수 있는 나대지는 얼마든지 있다.
 
또한 신규주택 공급이 중요하듯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을 실소유자가 구매할 수 있도록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정책보완도 필요하다.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투기세력 탓만 하지 말고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때문에 거래절벽이 이루어지고 주택가격이 폭등한 결과를 초래한 것은 아닌지 다시 살펴 가장 신속한 주택공급이 무엇인지 유념해 주택공급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지 않도록 해야 문재인정부 25번째 부동산정책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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