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정의

[정재원 기자]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작업에 본격 착수하면서 그동안 쿠팡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을 투자해온 손마사요시(孫正義·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잭팟을 터뜨리게 됐다. 손 회장이 6년 전 쿠팡에 돈을 쏟아부을 때만 해도 업계는 "미친 짓"이라고 했다. 그러나 쿠팡이 국내 e커머스 시장을 예상보다 더 빠르게 접수하면서 손 회장 투자는 '완벽한 성공'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는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쿠팡에 약 27억 달러(약 3조 원)를 투자했다. 쿠팡은 이 돈으로 국내 30개 도시에 150여 개 물류센터를 짓고, 전국 단위 익일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원터치 결제 시스템까지 선보였다. 이렇게 국내 최대 e커머스 기업이 된 쿠팡의 기업공개(IPO) 규모를 월스트리트저널·포브스 등 외신은 약 500억 달러(55조2,500억 원)로 예상하고 있다.

비전펀드가 가진 쿠팡 지분은 약 37%로 알려졌다. 만약 예상대로 쿠팡 기업 가치가 55조 원을 넘기게 되면 비전펀드는 약 21조 원에 달하는 지분을 갖게 되는 셈이다. 단순 계산하면 손 회장은 딱 6년 만에 3조 원을 7배 불려 21조 원으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손 회장이 쿠팡에 처음 투자할 때 기업 가치는 50억 달러로 평가됐다.

일각에선 손 회장의 쿠팡 투자가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할 거라고 보기도 했다. 국내 유통 시장 내 영향력과 별개로 누적 적자 규모가 4조 원을 넘겨 감당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 회장은 쿠팡을 "한국 e커머스 시장의 선두주자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추켜올리며 성공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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