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이스라엘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센터를 방문해 400만 번째 접종자인 테오도르 살젠을 가리키며 연설하고 있다.
[정재원 기자] 최소 91개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미국, 이스라엘, 영국에서 신규 감염이 급감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이스라엘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60세 이상 고령층 인구와 접종이 시작된 일부 지역들에서 코로나19 신규 감염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15일(현지시간) CNN은 이날 기준 미국의 일일 확진자수는 5만3,883명으로 지난달 고점 대비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이들 외신들은 '백신 효과'라는 지적과 함깨 펜데믹 탈출의 청신호라고 분석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인구 879만 명인 이스라엘에선 407만1,492명이 1차 접종을 마쳤고, 이 가운데 268만7,369명은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백신 접종률(100명 당 백신 접종횟수)이 70%가 넘는다. 60세 이상은 8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끝냈으며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19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스라엘은 다음달까지 인구 50%에 2차 접종까지 완료해 봉쇄 조치를 추가로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오는 21일(현지시간)부터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쇼핑몰, 시장, 도서관, 박물관을 다시 열기로 했다. 백신 2회 접종을 증명하는 '그린패스'를 발급받은 사람들은 헬스장, 호텔 같은 레저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8일 서방 국가 중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도 접종 2개월여 만에 확진자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만 해도 하루 확진자가 19만2,000명에 달했지만 15일엔 9,776명을 기록, 1만 명대 아래로 내려왔다.
 
BBC에 따르면 인구 6,821만 명인 영국에서 14일까지 1,530만 명 이상이 1차 접종을 완료했고, 이 가운데 53만 명은 2차 접종까지 마쳤다. 백신 접종률은 23.33%로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현재 영국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종을 이용하고 있다. 모더나 백신도 승인했지만 봄까지는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BBC는 봤다.
 
영국보다 일주일 늦게 백신 접종을 시작한 미국도 신규 확진이 1월 정점 당시보다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안정을 찾고 있다. 존슨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15일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5만3,883명을 기록했다. 연말 연휴 모임 증가에 따른 후유증이 끝나고 마스크 착용 같은 방역 수칙이 강화된 데다 백신 접종 효과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승인한 미국은 지금까지 인구 12%인 약 4,000만 명에 최소 1차 접종을 마쳤고, 이 중 1,400만 명은 2차 접종까지 끝냈다.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백신 배포량이 57% 증가했다. 현재는 매일 약 170만 회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앞으로 백신 보급이 확대되면서 일반 국민은 5월 중순에서 6월 초부터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앞서 예상됐던 3월 말에서 4월 초에 비하면 두 달 가량 늦어진 것이지만 8월까지는 모든 미국인이 백신 접종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타운홀 미팅에서 "다음 크리스마스에는 우리가 매우 다른 환경에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내놨다.
 
이에 비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가장 늦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나라가 될 전망이다. 초기 백신 확보에서 뒤처지면서 접종 시점 역시 뒤로 밀린 것이다. 
 
18일자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아워 월드 인 데이터 등 국제 통계 사이트와 외신을 종합하면 OECD 37개 국 중 이미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들어간 나라는 32개 국에 달한다. 아직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국가는 한국·뉴질랜드·호주·콜롬비아 등 4개 국이다.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수가 2억 명 돌파를 앞두고 있지만 4차 코로나 대유행이 예고되고 있는 한국은 오는 26일에서야 첫 접종을 앞두고 있다. 
 
정부가 자랑하던 K방역의 '민낮'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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