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진(우아한형제들 대표) 의장
[정재원 기자]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45)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하면서 재계에 '통큰 기부'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18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김봉진 의장은 세계적인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 219번째 기부자로 등록됐다.
 
더기빙플레지는 '기부(giving)'를 '약속(pledge)'한다는 뜻으로, 2010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함께 설립한 자선단체다.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해야 가입 대상이 되고,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해야 한다.
 
김 의장은 더기빙플레지 219번째 기부자이자 한국인 1호 가입자다. 이 자선단체 회원으로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커스 감독,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24개 국 218명(부부·가족 등 공동명의는 1명으로 산정)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에 앞서 김범수 의장은 지난 8일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재산은 개인 명의로 보유한 카카오 주식 1,250만 주 등 총 10조 원이 넘어 기부 의사를 밝힌 '재산 절반'은 5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재계에서 사재를 털어 조 단위의 기부를 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그간 재계에서 거액의 재산을 사회 기부한 사례는 적지 않았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명예회장은 정몽구재단에 총 8,500억 원 규모의 사재(私財)를 출연했다. 지난 2007년 현대글로비스 주식 92만3,077주(600억 원)를 정몽구 재단에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5,000억 원 상당의 글로비스 주식(247만3,197주)을 출연했고, 2013년 현대차그룹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 지분 20%(36만주) 전량을 정몽구재단에 출연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전 회장 가족과 삼성그룹도 총 8,100억 원을 기부했다. 이중 절반(4,500억 원) 가량은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이건희 회장 1,300억 원, 이재용 상무 1,100억 원, 계열사 2,100억원)에 기부했고, 이 회장 및 재용씨의 삼성전자 주식 1,300억 원, 이 회장의 막내딸 이윤형씨의 유산인 계열사 주식 2,200억 원(자체평가액) 등이다.
 
SK그룹 총수 일가의 맏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27년간 사재를 털어 총 132억 원을 기부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7년 설립한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 '아너 소사이어티' 창립 회원이기도 하다.
 
구광모 대표를 비롯한 고 구본무 회장의 유족들은 고인의 뜻을 받아 공익사업에 활용해 달라는 취지에서 LG가 운영하는 공익재단에 총 50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은 서울대에 개인 재산 총 70억 원을 기부했고,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지난해 카이스트에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해 사재 500억 원을 기부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2016년 사재 3,000억 원을 출연해 서경배과학재단을 설립했다. 서 회장은 2014년 북한 영유아 및 임산부 영양 지원 사업을 후원하기 위해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 사재출연금 5억 원과 그룹 차원의 5억 원을 더해 10억 원을 기부했고, 같은해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 건립을 위해 개인재산으로 10억 원을 기부했다. 2015년엔 청년희망펀드에 30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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