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경석 원장
다이어트를 원하는 환자들과 상담하다 보면 저탄고지의 장점을 설명해도 지방을 먹으면 왠지 그 지방이 몸속에 쌓일까 봐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음 두 가지 효소의 작용을 알면 지방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 들어 있는 대부분의 지방은 중성 지방이다. 중성 지방은 글리세롤과 지방산이 결합된 성분으로, 소화 기관을 거쳐 혈관으로 흡수되는데 크기가 커서 세포 안에 바로 들어가지 못한다. 그래서 LPL이라는 효소가 혈관에 있는 중성 지방을 글리세롤과 지방산으로 분리시켜 지방산만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한다. 세포 안에 들어온 지방산은 에너지원으로 쓰이거나, 세포 안에 있던 포도당과 결합하여 다시 중성 지방으로 바뀌어 저장되었다가 나중에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한편 세포 안에는 HSL이라는 효소가 있는데 에너지원이 필요할 때 세포 안의 중성 지방을 글리세롤과 지방산으로 분해시켜 지방산을 세포 밖으로 내보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LPL 효소가 증가하면 세포 안으로 지방산이 자꾸 들어가 중성 지방으로 쌓이게 되고, HSL효소가 감소하면 세포 안에 있던 중성 지방이 지방산으로 분해되지 않고 계속 남아 있게 된다는 사실이다. 즉 세포 안에서 새로운 중성 지방은 더 만들어지고 이미 만들어진 중성 지방은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어 세포 안에서 전체 중성 지방량이 증가한다. 이 상태가 바로 과체중의 시작이고 좀 더 심각해지면 비만으로 이어진다.
 
그러면 언제 LPL 효소는 증가하고, HSL 효소는 감소할까? 바로 혈관 안에 인슐린이 많을 때다. 즉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포도당이 많으니까 세포 안의 지방은 건드리지 않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렇다면 인슐린은 언제 많이 분비될까? 당연히 포도당으로 빨리 전환되는 설탕, 흰밥, 흰 빵, 감자, 옥수수 같은 곡물이나 지나치게 단백질을 많이 먹을 때다. 반대로 지방을 먹을 땐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다. 
 
또 하나 중요한 내용으로, 많은 사람들은 지방 음식을 먹으면 이것이 체지방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음식 속의 지방은 필요한 만큼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남은 부분은 체외로 배설된다.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세포 속의 포도당과 지방산이 결합하여 중성 지방이 되고, 이 중성 지방이 체지방이 되는데 이 결합에 쓰이는 포도당은 원래 탄수화물에서 나온 것이다. 즉 지방이 충분한 고기만 먹으면 체지방이 되지 않지만 고기와 탄수화물을 함께 먹거나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체지방이 된다.
 
저탄고지의 다이어트 효과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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