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16일에도 설전을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을 향해 미국 투자계획 발표 및 자사 조지아주(州) 공장 인수 시사 발언 등으로 "무책임하고 도를 넘은 거부권 행사 저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영향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발언일 뿐"이라며 "이번 소송의 목적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 시장에서 축출하고 LG에너지솔루션의 독점적인 지위를 구축하는 데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체도 제시하지 못한 투자를 발표하는 목적이 경쟁 기업의 사업을 방해하기 위함이라는 것은 미국 사회도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미국 사회의 거부감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체성도, 구속력도 없는 발표만 하는 것은 한미경제협력, 특히 미국의 친환경 정책의 파트너가 돼야 할 K-배터리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또 "LG가 조지아주 출신 상원의원에게 사실관계를 왜곡한 서한을 보내 SK를 비난한 것은 조지아주와 SK 간 협력 관계를 이간질하는 행위"라며 "SK와의 상생을 원한다는 LG의 주장이 얼마나 진정성 없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LG도 SK의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이 지역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경향이 중대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의미 없는 투자를 발표하면서까지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속으로는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높은 것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협상에 미온적이라는 것 역시 거짓말"이라며 "이달 초 양측 고위층이 만난 적이 있고, LG에너지솔루션이 동의한다면 협상 경과 모두를 공개할 용의도 있다"고 강수를 놨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로 LG에너지솔루션이 피해를 입었다면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서 충분히 구제될 수 있다"며 "미국 대통령은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고 분쟁 당사자끼리 법정에서 이해관계를 정리하는 합리적인 길을 갈 수 있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시장 성장에 발맞춘 당사의 정당한 투자계획을 폄하하고 본질에서 벗어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과의)소송은 경쟁사의 사업을 흔들거나 지장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며 "영업비밀을 침해한 가해기업인 경쟁사가 피해기업인 당사에 합당한 피해보상을 해야한다는 것이 사안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쟁사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거나 공급받을 계획이 있는 고객과 미국 조지아주(州)가 어떠한 불이익을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