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장실질심사 마친 노원 세 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김태현
[신소희 기자] 서울 '노원구 세 모녀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태현(24)이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던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태현은 노원구 세 모녀 살인 범행 당일이었던 지난달 23일 오후 5시쯤 피해자인 큰딸 A씨가 자주 갔던 한 PC방에 들렀다. A씨의 집에 침입하기 35분 전이었다.  
   
검은색 옷차림이었던 그는 그곳에서 짐을 푼 뒤 흡연실로 가 담배를 피웠다. PC방에 약 20분간 머물렀지만 컴퓨터는 켜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그는 짐을 싸서 PC방을 나갔다.김태현이 자신이 스토킹하던 피해 여성을 찾아내기 위해 동선을 추적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태현이 이날 A씨의 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35분이다. 이때 '퀵서비스 기사'인 줄 알고 문을 열어준 A씨의 여동생을 살해했다. 이후 그는 각각 오후 10시 30분, 오후 11시 30분쯤에 집에 도착한 A씨의 어머니와 A씨를 연달아 죽였다
 
김태현 누구?
 
매체에 따르면 김태현은 고교를 졸업한 뒤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군대에서 전역한 뒤 '비정기 알바'를 했으며 뚜렷한 직업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서울 강남구의 한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거주했다고 한다. 집주인에 따르면 지난달 사건이 알려지자 가족들은 이사를 했다. 지난 5일 오후 김태현의 주소지엔 인기척이 없었다. 
 
인근 주민들은 김태현은 평소 소형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한 주민은 "지난 2월 초 비 오는 날 김태현이 동네 골목에서 고장 난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려고 10분 이상 헤맸다"며 "배터리가 방전됐다고 말을 해줘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용한 성격에 직업은 없어 보였고, 배달 알바를 하는 듯했다"고 전했다. 김태현의 사진을 알아본 한 자영업자는 "주로 편한 옷차림으로 와서 라면이나 담배를 사 갔다"며 "웃는 얼굴로 인사했지만 얼굴에 수심이 있어 보이기는 했다"고 했다. 
 
 "뜬금없이 격분하던 무서운 아이"
▲ 김태현(24세)
김태현은 학창 시절에 "뜬금없이 격분하던 무서운 아이였다"는 동창의 증언도 나왔다. 
 
아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씨의 학창 시절 친구였던 A씨는 "착한 친구였지만, 장난을 치다가도 갑자기 욕을 하고 화를 냈다"며 "너무 오래전 일이라 정확한 예시를 들 수는 없지만, 그런 부분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김씨가 "순한 학생이었다"면서도 "'왜 이런 포인트에서 눈이 돌지?' 하는 순간을 느낀 적 있었다"고 했다. 
 
이어 "연락이 끊긴 친구들에게 '잘 지내냐'라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며 "만나면 '오늘 너희 집에서 잘 수 있냐', '오늘 못 만나면 너희 집 가도 되냐'고 물어 친구들을 부담스럽게 했는데, (이번 사건의 범인이라는 말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다른 동창 B씨도 "(김씨가) 중학생 때 친구들과 게임을 하다 잘 풀리지 않으면 씩씩거리며 사람을 때리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며 "종종 화를 다스리지 못했고 지금 생각해 보면 분노조절장애 같은 것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성범죄 전과도 2차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19년 11월에 성폭력 특별법상 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 지난해 6월에는 정보통신망법상 불안감 조성 혐의의 범죄 경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날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김씨를 직접 면담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프로파일러는 김씨의 범죄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성장배경 등 환경적 요인을 분석하며 범행 전후 상황을 되짚을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아울러 면담 조사의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지도 따져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오늘(6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범죄 심리분석과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8일 혹은 9일 검찰로 송치될 때 포토라인에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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