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정재원 기자] 102세 김형석 명예교수가 11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최근 시국에 대한 생각과 '윤석열의 생각'에 대해 입을 열었다.
 
다음은 이날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끝났다. 선거 과정 지켜보셨을 텐데, 
 
두 가지 생각을 해보는데요. 하나는 정치권의 수준이 국민 성장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하는 생각이 들고요. 또, 하나는 10년 앞을 보고 정치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아요. 적어도 과거의 한 50년 역사는 보면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그 생각을 하면 정치적인 갈등, 이념의 갈등이 해소 되겠는데. 지금 당장의 여기만 보고 있으니까 그 갈등을 해결할 길을 못 찾는 것 같네요.
 
-정치권은 진보, 보수를 표방하는, 정당 간의 대립과 갈등이 아주 치열한데 정치권의 갈등을 해소할 방안은 
 
첫째는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가는 방향의 장점을 잘 이해하고 살리게 되면 갈등이 없는 건데요. 지금까지 정치를 해온 사람들이 그저 눈에 보이는 정치만 해왔지, 100년 앞을 바라보는 자유민주주의 이상이 어디에 있다. 하는 것을 그거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이게 이제, 국민이 성장하면 세 가지가 단계가 있는데요. 하나는 이제 권력 사회를 법치 사회로 이끌어 올리고, 법치 사회를 질서 사회로 이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게 권력 사회는 전두환 정권 때까지 끝난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YS 때부터 법치 사회에 들어왔는데. 법치 사회의 핵심이 정의를 위해서 노력하는 거죠. 그런데, 정의를 잡아먹는 거라고 할까요? 뭐든 삼켜버리는, 그런 게 지금 정권욕이에요.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대통령도 예외는 아닌 것 같아요. 정권을 가지면 되는 것이고, 정권을 못 가지면 다 잃어버린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정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치고요. 정치보다 더 중요한 건 질서거든요. 
 
-가치를 목표로 두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정권을 잡기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 지적인데
 
예. 정권이 굳어지게 되면 뭐 어떻게 되는가. 처음에는 이제 정권 잡는 노력을 하죠. 이게 굳어지게 되죠. 굳어지게 되면 독재가 된다고요. 정권을 유지해야 하니까요. 그게 심해지면 중공 비슷한 과정을 밟다가 북한으로 가는 거죠. 거기서 벗어나야 되는 게 지금 대한민국이죠. 청와대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좀 늦어도 공부해서라도 이게 우리 갈 길의 하나라는 것을 받아들여야지. 저도 이제 참 걱정스러우니까 문재인 정권 때 청와대를 거쳐나 온 사람 가운데 또 있는 사람들 가운데 정의를 위해서 존경스럽고 저분들이 크면 되겠다, 저분들이 앞으로 나라를 이끌어 가면 되겠다, 라는 사람들이 누가 있을까? 찾아보면 제가 뭐 모르겠어요. 나는 거기에 문제가 있다고 봐요.
 
-‘민주주의 없는 민주당, 국민 외면하는 국민의힘’ 이런 제목의 칼럼을 쓰셨는데 두 정당에 해주고 싶은 애기는
 
솔직히 말하면 지금 민주당에 가지는 생각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쓰더라도 정권만 굳히고 유지하면 다 잡는다. 정권을 놓치게 되면 다 잃어버린다. 아주 초보적인, 민주주의가 뭔지 모르는 사회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빠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말하면 이제 조국 사태, 법무부장관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어요? 이게 그 문제 가지고 시작해서 그다음 법무부장관 지금까지 3대 법무부 장관을 쭉 계승해오는 것을 보면, 저 청와대와 민주당이 국민을 위해서 정치를 하나? 정치를 위한 정치가 있나, 정권을 위한 정치를 하나? 나만 의심하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번 선거를 보니까 다른 사람들 다 걱정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이제 민주당이 참패했는데, 그 참패 원인이 뭐냐 하면. 끝까지 잘못했다고 하는 거짓말이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잘못했다고 그러지, 정권 목적이 아니라면 난 안 그랬을 것 같아요.그리고 쓰는 방법이 뭔지 가만히 보면 역시 상대방 헐뜯고 때리는 거예요. 그런 정권들이 야당에도 마찬가지인데요. 
 
-국민의힘에는 어떤 지적을 하고 싶으신지
 
우리는 친박이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감옥에 있는 동안은 누구하고도 손잡을 수가 없다, 하는 생각이 있다고 하면. 그건 19세기적인 사고방식이죠. 그건 버려야 하고요. 그다음에 오늘까지 이제 어떤 그룹이 이제 뭐 이제 국민의힘을 이끌어왔는데. 지금도 그 사람들이 또 그 세력이 국민의힘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생각을 이번 선거를 치르고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들은 안 되죠. 그런데 그 사람들을 떠나라고 하는 것은 아니고요. 후배를 위해서, 올바른 지도자를 위해서 뒤로 물러설 줄 알아야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퇴임 뒤에 첫 행보로 교수님을 만났는데 윤 전 총장과 대화를 나눈 뒤에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정치적인 대화보다도 인간적인 얘기를. 내가 얼핏 느끼는 게 뭐인가 하니 ‘아 젊은 사람이 스승을 대하고 싶듯이, 아버지한테 말 못 하는 것은 내가 아버지 대신 누구한테 이 얘기 하고 싶다.’ 그 분위기로 온 것 같아요. 정치적인 얘기는 별로 없었어요. 얘기했으면 뭐 두어 가지인데, 우리 여당, 야당 정치 사람들이 없는데, 야당에는 너무 사람이 없다. 하는 얘기를. 내 얘기는 뭐인가 하니, 나는 야당에만 사람이 없는 게 아니고, 여당에도 없다고. 또 여당에 있는 것 같아도 지금 여당이니까 있는 것 같지, 그분들의 생각과 이상을 가지고 국가의 장래가 괜찮겠는가? 할 때 보면 또 없다고. 정치 세력 때문에 이분이 밀려 나왔거든요. 그 밀려 나오면 갈 곳이 어딘가, 정치계로 가게 되어있지요. 그러니까 이제 국민들의 관점에선 자연히 정치인으로 올라와 있게 되고요. 그래서 이제 내가 암시한 얘기는 뭐인가 하니, 과거엔 모르겠는데 지금은 정치 세력 때문에 밀려 나와서 정치계에 와있으니까, 당신을 기대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정치적인 해답을 줘야 한다.
 
-뭐라고 반응하던가요?
 
지금 당장은 결정하려는 건 아니지마는, 내가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나도 대한민국을 위해서 한 보탬이 되겠다, 하는 그걸 하는 게 옳다고. 지금 분위기가 그렇게 되어있다고. 그런데 안 하는 문제가 뭐인가 하니, 내가 꼭 어디까지 가겠다. 대통령이 되겠다, 그 생각보다는 이 다음에 세월이 지난 다음에도 대한민국에서 남을 게 뭐냐. 늦더라도 좋으니까 남을 것을 내가 남기고 가겠다면 하라고 했어요. 하라고까진 안 했지마는 그런 사람이 딱 맞으면 정치가 안 되잖아요.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차려진 2021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것 같은 느낌이 오던가요? 
 
김형석>그 말뜻은 비추지 않았고요. 이제 내가 그저 보기에는, ‘그래 이제 내가 정치적인 판단을 내가 내려야겠다. 사회를, 국가를 위해서 판단을 내리는 것이 내 책임이 됐다’. 거기까지는 공감한 것 같아요. 
 
-국가 지도자로서의 면모는 갖추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우리 지금 문재인 정권, 박근혜 때도 그랬던 것 같은데요. 운동권 출신하고, 법조계 출신들이 다 지금 나라를 이끌어 가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두 세력이 나쁘다, 왜 나왔냐 하면 그 얘기는 아니고. 그 사람들에게 공통된 단점이 있어요. 그게 뭐인가 하니, 국제 감각이 없어요. 법조계 사람들은 사법고시를 하는 데 열중 해가지고 통과해서 합격이 되면 임관이 돼서 그 길만 쭉 가기 때문에 국제 감각이 없어요. 미안하지만 운동권 출신들이 국제 감각이 없어요. 국제 감각만 없는 게 아니고 그 사람들이 믿어오는 과거가 20세기 초반이에요. 생각까지 뒤떨어져 있거든요. 윤 총장도 법조계에서 쭉 나왔으니까. 그런데 내가 그분에게서 느낀 건 뭐인가 하니, 생각은 법조계에 굳어진 사람이 아니다. 검사 출신이니, 판사 출신. 생각은 국제 감각에 문 열지 못할 정도의 그런 사람은 아니고요. 
 
좋은 사람과 협력만 하게 되면 그 문제는 해결할 것 같다, 그다음 하나는 누구는 배척하고, 누구는 받아들이고. 인간관계를, 정치에도 인간관계가, 인간관계를 사사로운 감정에 의해서 할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대선 후보로서 여권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의원 등이 있는데 두 분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신지요?
 
김형석>개인적인 말씀은 내가 좀 말씀드리기 미안하지만, 나는 이낙연 총리, 전 총리가 이제 당을 이끌어 가고 대선을 갈 때 제일 걱정한 것이 저분이 나는 문재인 정치의 방향과 정책을 그대로 물려받겠다. 다시 말하면 이제 친문이라는 게 아니라 친문의 적자가 되겠다, 그 생각을 다른 사람보다 많이 가졌던 것 같아요. 그것이 이번에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은 거예요. 
 
-이재명 경기지사는 어떻게 보세요?
 
김형석>이재명 경기지사는 거기서 조금 떠난 분이죠. 이게 예를 들어 말하면 우리가 걱정하는 건 박근혜 대통령이 떠난 다음에 박근혜 대통령을 그대로 할 사람, 박근혜 대통령에서 벗어날 사람. 안 가릴 수가 없거든요. 이재명 지사는 그렇게 봐요. 조금 벗어날 사람이에요. 근데 이쪽 사람들은 무슨 걱정을 하냐면, 저 사람이 벗어나게 되면, 전두환 대통령이 노태우 대통령을 만들어줬는데도 불구하고, 노태우 대통령이 대통령 되니까 전두환 짜르더라. 그러니까 이제 우리 이재명에 대한 당내의 생각, 당내의 생각은 그럴 것 같아요. 그런데 당 외의 사람들이 볼 때는 어떻게 하는가, 오히려 그걸 원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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