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민호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권 등판'이 가시화되고 있다. 철학계와 노동계 석학을 두루 만나 수업을 들었다. 12일에는 그의 일대기를 엿볼 수 있는 평전이, 13일에는 국내 주요 현안에 대한 생각을 담은 책이 잇달아 출간됐다.

13일 뉴스1은 “정치권은 윤 전 총장이 전형적인 '대권 코스'를 밟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세간의 관심을 받는 유력 인사가 대권 출마를 공식화하기 전에 자서전을 펴내는 것은 통과의례다. 각계 명사를 만나 조언을 듣는 행보도 '대권 수업'에 다름 아니다.”라고 전했다.

4·7 재·보궐 선거 이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통화한 한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이번 선거에서 2030세대가 등 돌린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30세대는 단순히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의 격차 때문이 아니라 기회 자체를 박탈 당한 데 대해 분노한 것'이라고 윤 전 총장은 말했다"라고 전했다.

또 윤 전 총장이 요즘 경제나 국정 등 여러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만나 4시간 동안 국내 노동시장 현안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주제로 청년 일자리,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극화 문제 등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가 국내 노동시장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보고서 형태로 요약해 건네고, 윤 전 총장이 주로 질문을 하며 조언을 구하는 방식으로 대화가 진행됐다.

윤 전 총장은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청년실업, 비정규직 문제, 결혼과 출산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수사에 대해서는 "현직에 있었다면 수십 명의 검사를 동원해 이미 상당 부분 해결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그의 대권 수업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9일 '101세 철학자'로 유명한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나 국내 정치에 대한 담론을 주고받았다. 윤 전 총장은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도 만나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점에서는 윤 전 총장의 인생사와 가치관을 엮은 책들이 줄줄이 진열되고 있다. 전날(12일) 출간한 책 '구수한 윤석열'은 서울대 법학과 79학번 동기들이 그의 학창 생활에 대한 기억을 담은 내용이다. 지난 2월에는 윤 전 총장이 청문회에서 검증을 받는 순간을 가정한 '윤석열 국민청문회'가 출판됐다.

이날 출간하는 책 '윤석열의 진심'은 충암고 동창 언론인이 지난해 9월 그와 만나 3시간가량 나눈 대화를 담았다. 자유시장경제 등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한 윤 전 총장의 인식과 생각을 집대성했다. 출판사 '체리M&B'가 펴낸 첫 도서로, 홈페이지 배경이 청와대 푸른 지붕인 점도 의미심장하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대권 행보를 사실상 본격화됐다는 판단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유력 정치인이 서울시장이나 대선 출마 등 무게감 있는 행보를 할 때마다 자서전을 펴냈다"며 "자신의 생각을 세상에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는 전형적인 대선 코스"라고 분석했다. 이어 명사를 연이어 만나는 점에 대해서는 "자신이 공부를 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면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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