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희 前충주시장/시사플러스 칼럼니스트
정세균 국무총리가 4월16일 사퇴했다. 정 총리의 사퇴로 민주당은 사실상 대통령 후보 경선체제로 돌입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재명 지사, 이낙연 전대표, 김두관 의원은 이미 뛰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도 경선을 준비중이다.
 
4.7보궐선거가 국민의힘 압승으로 끝나자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은 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당대표 선거를 5월2일로 앞당겼다. 당대표 선출이  대권후보자들의 보이지않는 대리전이 될 공산이 크다. 이미 짝짓기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정세균 총리(이하 각후보 직책 생략)는 지지율 5%도 되지 않는데 왜, 총리직을 사퇴하고 대권출마를 강행했을까? 이미 여권내부에선 대타기용론, 구원투수론의 카드를 뽑은 것이다. 보궐선거의 참패로 이낙연의 지지율 상승은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낙연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정세균은 성격상 단독으로 총리직을 사퇴하고 무모하게 대권에 도전할 사람이 아니다. 이미 여권내부에서 모종의 타협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이재명을 싫어하는 여권 핵심세력들은 요즘 무척 답답할 것이다. 이재명이 대통령에 당선돼도 달갑지가 않다. 그렇다고 정권을 뺏기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싫을 것이다. 여권에서 마지막 남은 카드는 정세균 밖에 없다고 여겼을 것이다. 정 총리가 코로나를 어느정도 마무리하고 혜성처럼 구원투수로 등판하면 좋겠지만 어쩔수 없었을 것이다. 아쉬운대로 이란을 방문, 외치능력을 과시하고 대선레이스에 뛰어들게 한 것이다.
 
민주당의 핵심세력들은 지지율이 중요치 않다고 볼 수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초반에는 지지율이 1% 정도에 불과했다. 경선에서 승기를 잡으며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이다. 민주당 핵심세력이 힘을 합쳐 밀면 정세균이 충분히 경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경선에서 승리하면 본선에선 정세균이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여길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 생각은 다르다. 이재명이 지지율이 높고, 윤석열이 뜨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관계가 껄끄럽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중도층이 문재인 대통령을 움직이는 핵심세력을 싫어한다. 이를 알기에 그들은 직접 나서지 못하고 대리인(?)을 내세우는 것이다.
 
정세균은 갈 길이 멀다. 지금처럼 지지율이 계속 5% 아래면 여권핵심세력은 이낙연 대신 정세균을 택하듯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정세균이 느닷없이 문재인 대통령을 공박할 수도 없다.  이낙연이 이싯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했다. 그 신중한 분이 왜 그랬을까? 어찌보면 이낙연과 정세균을 충성경쟁시키는지도 모른다.
 
민주당 핵심세력들은 이재명이  대통령후보가 되는걸 원치 않는다. 그렇다고 정권을 뺏기는건 죽기보다 싫을 것이다. 대타를 기용해도 지지율이 저조하면 흔들리게 된다. 정권을 뺏기기보다는 이재명을 택할 수도 있다. 심지어 윤석열 옹립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윤석열을 문정부 사람이라고 한 말을 곱씹어 볼만하다. 정세균은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게 급선무다.
 
국민의힘은 압승을 거두었지만 야권통합이 만만치가 않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보궐선거 다음날 8일 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그가 '윤석열을 만나보아 대통령감이 된다면 밀어준다. 하지만 먼저 만나자고 하지는 않겠다'고 한 말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쉬운말로 양수겹장이다. 그의 말대로 국민의힘이 아싸리판이 되어 자기를 대표로 옹립하면 국민의힘 후보를, 아니면 윤석열을 밀겠다는 자만에찬 협박성 발언이다. 중요한건 이 말속에 제3당 출현이 담겨있다. 다시말해 윤석열의 국민의힘 입당은 곤란하다는 내부속셈을 드러낸 것이다.
 
윤석열은 말이 없다. 제3지대 창당도 만만치가 않다. 윤석열의 선택에 따라 정치권이 또 한번 요동칠 것이다. 윤석열은 장고끝에 악수를 둘 것만 같다.
 
국민의힘은 보궐선거는 승리했지만 안철수와 합당, 홍준표의 복당, 윤석열의 입당이 이루어지고 과연 아름다운 경선이 이루어질까? 아니면 서울시장 선거처럼 대권후보도 단일화가 가능할까? 국민의힘 당내 대권주자들은 또 어떻게 나올까? 지뢰밭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 보궐선거에서 이긴게 이긴게 아니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어우러져 정치의 계절이 다가온다.
 
코로나19로 경제는 위기다. 국민들은 코로나로 생활도 불편하고 심기가 날카롭다. 화풀이를 선거때 하게된다. 정치인들, 특히 대권후보자는 국민들이 화가 나지않도록 해야한다. 유권자들이 심사가 뒤틀리면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 위력을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은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낙연에 가려 정세균은 지금까지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국민들은 당분간 정세균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볼 것이다. 정세균은 향후 한 달의 행보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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