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오찬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건의에 대해 “(두 전직 대통령이) 고령이고 건강도 좋지 않다고 해서 안타깝다”면서도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비공개로 열린 오찬 자리에서 박 시장은 현재 수감 중인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건의했다. 문 대통령이 야당 인사만 불러 오찬을 가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여당의 4·7 재보궐 선거 참패로 드러난 민심을 두 시장을 통해 직접 청취하는 한편,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협치를 통해 국정 운영의 동력을 상실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불편한 말씀을 먼저 드리겠다. 전직 대통령은 최고시민이라 할 수 있는데 현재 수감 중이어서 마음이 아프다. 저희 두 사람을 불렀듯 큰 통합을 위한 재고를 부탁드린다”는 취지로 사면론을 먼저 꺼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수감돼 가슴 아픈 일이다. 고령이시고 건강도 좋지 않다고 해서 안타깝다”면서도 “그러나 이 문제는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통합에 도움 되도록 작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은 ‘사면권 절제’라는 기존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한 발언으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답변은) 동의나 거절의 차원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편 야권을 중심으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라, 그게 훗날을 위해 바람직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최근 국민 통합을 위한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들었고,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문 대통령에 건의하라고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에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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