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 백신 해외 공유에 거리를 뒀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 유튜브 계정으로 중계된 코로나19 대응 및 백신 관련 연설 이후 취재진 질의에서 "(백신을) 외국에 보내는데 자신이 있을 정도로 충분히 보유하진 않았다"라고 해외 공유에 일단 선을 그었다. 다만 "(캐나다와 멕시코 등 외에도) 우리가 도울 수 있다고 확신하는 다른 나라들이 있다"며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과정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두고 "자신 국가를 돌보기 위해 매우 열심히 일하는 남자"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중앙아메리카 등을 우리가 도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언만 놓고 보면 만일 미국이 향후에 백신 지원을 한다고 해도, 인접 국가들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지난 20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백신을 지원받고 나중에 갚는 개념인 백신 스와프를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며 다음달 한미정상회담 전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코로나 백신 국내 수급 불안 상황과 관련해 “최근 백신 수급 관련 가짜뉴스가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국민이 힘든 시기인데, 이런 시기일수록 정치권은 책임감 있게 객관적인 자료에 기반해 건전한 비판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국민들이 백신 수급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4월20일 현재 약 170만 회분, 164만 명이 접종을 완료했고 4월 말까지 140만 명의 추가 접종을 통해 300만 명 이상이 접종을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미국과 백신 스와프 등으로 추가 수급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뭔가 앞 뒤가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권에선 “야당과 언론이 백신 가짜 뉴스를 퍼뜨린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백신과 관련해 근거 없는 주장이나 낙관론을 거듭해 온 정부·청와대가 진원이다라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그동안 방역·백신 낙관론을 펴왔다. 작년 12월 9일 “정부가 확보한 백신 4,400만 명분은 우리 국민 집단면역에 충분한 양”이라며 “드디어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했다. 대통령이 모더나 CEO와 전화 통화를 27분 하자 “물량은 두 배 늘고, 시기는 석 달 앞당겨지고, 가격도 인하됐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한 언론 사설의 표현을 빌리자면 “해동 문통이 나라샤” 용비어천가였다.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선 “백신은 충분히 빨리 도입되고 있고, 충분한 물량이 확보됐다”면서 “접종 시기, 집단면역 형성 시기 면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결코 늦지 않고 오히려 더 빠를 것”이라고 했다. 백신 불안감에 빠져 있는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메시아다.
 
하지만 국내에 들어온 백신은 화이자 80만명, 아스트라 100만 명분 뿐이다. 180만 명분이면 미국 하루 접종 분량이다. 우리도 마음먹으면 하루 이틀에 소화할 수 있다. 정작 현실은 매일 주사 놓는 사진을 찍으려 찔끔찔끔 놓고 있는게 전부다. 또 대통령 전화 한 통 받고 2,000만 명분을 5월에 보낸다던 모더나는 안면 바꾼지 이미 오래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추가 접종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외즐렘 튀레지 최고의학책임자(CMO)는 21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회 접종하는 자사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시간이 흐른 뒤 세 번째 주사를 맞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가 언급한 ‘부스터샷(추가 접종)’의 필요성에 동조한 것이다.
 
백신 접종을 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면역력이 약해져 지속적으로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백신 맞은 사람은 전체 국민의 3%다. 세계 104번째로 접종을 시작했는데 현재 접종 비율도 여전히 100위권을 맴돈다. 지금 이 정부가 해야할 일은 “언론이 백신 가짜뉴스 퍼뜨린다”는 황당한 주장을 할 것이 아니라 백신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백신이 남아돈다는 이스라엘까지는 아니더라도 '문재인 보유국'이라 자랑하는 이 정부가 코로나에 지쳐있는 국민들이  ‘백신 거지’ 라는 소리까지 듣게해서야 되겠느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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