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미국 현지에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과 화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사진=황교안 페이스북 캡처)
[정재원 기자] 8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민과 미래세대를 위해, 진정한 의미의 ‘가치 동맹’ 회복과 함께 미래지향의 대한민국을 고민하겠다. 한국에 도착해도 많이 바쁠 것 같다”며 “새로운 시작을 다짐한다. 서울에서 뵙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 미국행과 관련해 “누구라도,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 도저히 더는 방관하고 있을 자신 없어 선택한 미국행,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에 아직 ‘동맹의 가치’를 굳건히 지키는 정치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나아가 더욱 발전적인 가치동맹을 주창했다”고 덧붙였다. 황 전 대표는 미국 워싱턴DC에서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 등을 만나 코로나 백신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가 방미 중 미국 정부 인사들에게 “국민의힘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있는 서울, 부산, 제주라도 백신 지원을 부탁했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황 전 대표는 전날 보도자료에서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과 마크 내퍼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를 면담한 내용을 설명하며 “특히 국민의힘 소속의 지자체장들이 있는 서울·부산·제주 등이라도 굳건한 한미동맹의 상징적 차원에서 백신 1,000만 분 지원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아무리 대권행보가 급했다지만 국민의힘 단체장이 있는 지역 국민만 국민이냐”며 “나라 망신도 이런 망신이 어딨냐”고 비판했다. “백신까지도 편 가르기 도구로 이용하는 전직 총리의 어설픈 백신 정치”라고 비판했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야당의 백신 사절단과 황 전 대표의 방미 행보에 대해 "상당한 전시성 외유"라 말했다.
 
국민의힘 박진, 최형두 의원이 이른바 '코로나19 백신 사절단'으로 미국으로 출국하고, 방미중인 황교안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전 대표도 따로 백신지원을 요청한 것에 대한 지적이다.
 
전 의원은 "백신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것"이라며 "국회의원들 몇 명이 가서 백신 달라고 이야기한다고 주는 게 아니다. 백신 원활하게 공급해달라고 말은 할 수 있지만 그게 실질적으로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황 전 대표를 향해 "국가를 경영해보신 분이기에 이 메커니즘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런데 또 황당하게 서울·부산·제주만 먼저 주라고 하는 건 국민 편 가르기로 적절치 않은 언사"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 지원을 오히려 저쪽에서는 우습게 본다"며 "질병관리청이나 복지부가 이미 9,900만 명분이 맞을 분량을 확보했는데 야당 인사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윤건영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황 전 대표를 향해 "먼 미국까지 가서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것이 정말 올바른 상식을 갖춘 거냐고 묻고 싶다"며 "미국 고위 관료나 전문가들이 볼 때 대한민국 전직 총리가 와서 대한민국 욕을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 지적했다.
 
이어 윤 의원은 "얼굴도 화끈거린다. 황 전 대표가 정치를 재개하고 싶은 듯하다. 그러면 그냥 쿨하게 하면 되는데 왜 미국에서까지 나라 망신을 주는지 잘 모르겠다"고 맹비난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황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진심이 잘못 전달된 것 같아 황당하고 미안하다”면서도 “(우리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협상을 하라고 압박을 하고자 몇 가지 예를 든 것이다. 오로지 청와대, 정부, 여당을 독려하기 위한 수사였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시사플러스와의 통화에서 "황 전 대표의 발언을 보면 철 지난 바닷가에서 모래성을 쌓고 있는 듯 하다"고 꼬집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