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손정민씨의 생전 모습.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캡쳐
[신소희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한 전문가들이 한강 실종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의 타살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분석을 내놨다.
 
2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故손정민씨의 죽음에 얽힌 의혹들을 파헤쳤다. 이날 방송에선 타살 의혹을 증명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도 진행됐다.
 
제작진은 목격담 등을 참고해 정민씨가 실종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찾아가 스턴트 배우들과 함께 A씨가 구토 중인 정민씨를 뒤에서 밀어 정민씨가 한강 물에 빠져 익사했을 가능성, A씨가 정신을 잃은 정민씨를 억지로 끌어 한강 물에 빠트렸을 가능성, 정민씨가 스스로 한강 물 속으로 걸어들어갔을 가능성 등 여러 가지 경우를 실험했다.
 
제작진은 이들 세가지 실험을 통해 손씨가 실종 당일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 한강 물에 들어갔고, 강물 속 진흙뻘에 발이 빠져 죽음을 맞았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국과수가 한강 여러 곳과 정민씨가 발견 당시 신고 있었던 양말의 흙 성분을 비교·분석한 결과 수심 1.5m에 이르는 한강 안쪽 10m 거리의 토양과 유사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정민씨가 최소 10m까지는 신발을 신고 걸어 들어갔고, 이후 신발이 벗겨져 양말에 토양이 묻었을 것이란 추정도 나왔다.
 
이에 대해 법의학 전문가는 “(정민씨) 익사 전 살아있을 때 몸이 (흙 바닥이나 돌들에) 끌리거나 하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억압이나 제압을 당했다면 부검 때 나타나는 데 이 또한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음주를 했을 경우 방향 감각을 잃을 수 있다”면서 “음주와 익사는 연관성이 매우 높다. 음주 이후 쇼크로 인한 익사의 위험이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먼저 서울대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는 "타인에 의한 익사, 강압에 의한 익사를 검사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게 가슴 부위나 어깨, 목 부위에 압력 등의 손상이다. 그럼 혹시 억압이나 제압한 흔적은 없느냐? 그런 곳의 손상은 없다"고 밝혔다.
 
프로파일러 출신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권일용 교수는 "자기가 눈 떠보니까 (친구가) 없고 그 다음에 한 행동들을 보면 증거를 인멸하려고 한 행동은 없다. 오히려 증거가 될만한 것을 나중에 뭐 신발을 버린다든지 자기가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이어지는 심리적인 범죄자들의 특성과는 좀 거리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이게 범죄사건이 되려면 정민이의 친구가 현장에 도로 나타나면 안 되는 일이었고 정민이의 전화기가 발견되면 안 되는 일이었다. 휴대전화가 발견되지 않았으면, 부모님과 함께 CCTV에 잡히지 않았으면 그럼 더 은폐하기가 쉬운 상황이었다. (A씨 어머니가 전화했던) 5시 반에 이 사건은 절대로 범죄사건이 될 수 없는 지점이 이미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박지선 교수 역시 "A씨가 고인이 사망하는 데 개입했다고 볼만한 정황 증거가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 이 경우 타살의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