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편집국장/대기자
물은 99도까지 끓지 않는다. 물을 끓이는 것은 마지막 1도, 우리는 그것을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한다. 물이 끓는점에 도달해 기체로 바뀌는 것처럼 하나의 상태가 다른 상태로 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임계점을 넘어야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 3월 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권 폐지는) 검찰을 흔드는 정도가 아니라 폐지하려는 시도다. 갖은 압력에도 검찰이 굽히지 않으니 칼을 빼앗고 쫓아내려 한다”며 “직을 걸고 막을 수 있다면야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밝혔다. 이어 윤 총장은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위해 여당이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법안을 발의하려는 데 대해서도 “사법 선진국 어디에도 검찰을 해체해 수사를 못하게 하는 입법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졸속 입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검찰개혁 반대 입장에 대해 "정권과 검찰과의 갈등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정치학 이론에 이른바 ‘깔때기 이론’이란 것이 있다. 독재정권들의 붕괴과정을 경험적으로 비교분석한 이론인데 내용인즉 “독재정권들은 합리성이 결여되고 내부견제장치가 작동이 안돼서 검증안된 결정들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바 그런 과정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 그 후에는 깔때기의 끝으로 빨려들어가듯 붕괴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언제 그 깔때기 속으로 들어갔을까 아마도 조국 법무장관 임명을 강행함으로써 또 다른 임계점을 넘어섰다 봐도 무방하지 않나 싶다.
 
당시 한 사설을 인용하면 "문재인정권 내부에도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아무리 확증편향이 심해도, 아무리 권력이 무서워도 ‘이러다간 우리까지 같이 침몰한다’는 위기 감지기능이 작동하는 정치인이 한 명도 없을 수는 없다. 문제는 그들을 침묵시키는 정권 핵심 카르텔의 독선, 독단, 독주다. 정권핵심의 이 같은 독선, 독단, 독주의 맨 앞에 문제의 조국이 서 있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관심법'이 통한 오늘, 코로나 확진자가 1,430명을 넘어섰다. 아마도 내일 벌표엔 신규 확진자 수는 1,500여 명을 훌쩍 넘어 듣지도 보지도 못한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지금 우리 모두는 물이 끓지 않는 99도 용광로 안에 있지 싶다. 가슴속에 부글부글 끓는 화는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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