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윤석열 페이스북)
[심일보 대기자] 이른바 '검·언유착'을 강조하며 온갖 잡음 속에 진행됐던 검찰 수사가 핵심 피고인 무죄라는 1차 성적표를 받아들고 17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기분 좋게 광주행 차에 올랐다.
 
추미애 전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리전 양상을 띄었던 이번 수사의 정당성에 법원이 윤석열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채널A 사건은 정권과 사기꾼, 정권 방송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을 공격하기 위해 억지로 꿰맞춘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홍창우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이들이 '취재윤리에는 어긋난다'고 지적했지만 결국 법적 책임을 물을 순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채널A 사건은 작년 3월 MBC 보도로 시작했다. 채널A 기자가 한 검사장과 손잡고 금융 사기로 기소된 전 신라젠 대주주에게 ‘유시민씨 비위를 진술하라’고 강요했다는 내용이다. 여권은 “검찰이 총선에 영향을 주려고 언론과 공모해 거짓 보도를 꾸민다”며 ‘검언 유착’으로 몰아갔다. MBC 보도 일주일 만에 친여 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채널A 기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윤 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박탈했고 대통령 수족인 이성윤 검사장이 수사를 맡았다. 검사 10여 명이 넉 달간 먼지 떨이식 수사를 벌였고 한 검사장을 폭행까지 했다.
 
하지만 법원의 무죄 판단에 따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배제한 '검·언유착' 수사 정당성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유착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던 한 검사장의 혐의를 찾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또한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 전 기자를 재판에 넘긴 이성윤·정진웅·이정현 등 지휘부의 책임론이 대두될 것으로도 보인다. 이들을 중용하고 한 검사장 등을 좌천시킨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비판 여론에 당면할 수도 있다.
 
한편 이날 윤석열 전 총장은 '윤석열이 듣습니다'란 민생 행보로 대전에 이은 두 번째 방문지로 광주를 찾는다.
 
윤 전 총장은 오전 11시 국립 5·18 민주 묘지를 참배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이어 11시 30분 5·18 유가족 간담회에 참석한다. 오후 2시에는 인공지능 사관학교를 찾는다. 오후 3시 10분 시민군과 계엄군이 대치했던 옛 전남도청 청사 본관 앞을 찾아 참배를 하고 오후 3시 30분부터는 충장로 일대에서 광주 시민들을 만난다. 
 
윤 전 총장 캠프는 광주 방문에 대해 "5·18은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피로써 지켜낸 헌법 수호 항거"라며 "5·18의 정신을 이어받아 자유민주주의 헌법 가치로 국민 통합과 미래의 번영을 이뤄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정체 답보를 보이고 있는 윤석열에 모처럼 찾아 온 희소식, 그리고 광주 방문, 공교롭게 오늘은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된 제헌절이다.
 
법과 정의, 공정을 말하기 딱 좋은 날, '윤석열 데이'라 해도 무방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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