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CNN 캡쳐
[심일보 대기자]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23일 오후 8시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신 국립경기장)에서 개최된다.
 
도쿄도는 전날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00명에 육박했고, 일본엔 5,000명이 훌쩍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 여파는 올림픽 선수촌마저 집어삼켰다. 매일 선수와 올림픽 관계자들의 확진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일부 선수단은 선수촌을 떠나 호텔에 안식처를 마련했다.
 
이런 저런 이유에선지 일본에서 전혀 올림픽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 일본 거리에서 올림픽 홍보 문구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개막식을 몇 시간 앞둔 도쿄도청 앞. 올림픽 성화가 종착역에 이르자 반(反)올림픽 시위대와 올림픽 환영 팬들이 모였다. 수십 명의 시위자들은 "올림픽이 없다"는 팻말을 들고, "IOC는 일본에서 나가라"고 외치고, 탬버린을 두드리며 올림픽을 취소하라고 외쳤다.
 
반면 올림픽 개최를 환영하는 사람들도 모여 들었다. 이들 중 한 시민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어려운 시기에 살고 있지만 올림픽에 대해 매우 흥분된다"고 말했다. 그는  "슬프지만 이번 올림픽은 1964년 하계 올림픽과 너무 다르다. 그 당시 일본의 경제는 성장하고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코로나바이러스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아사히 신문은 '올림픽 개회식 분단과 불신, 표류하는 제전'이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도쿄올림픽은 "분단과 불식 속에서 막을 여는 이례적이며 이상한 올림픽이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 이유로 "단련된 선수들이 어떤 힘과 기술을 보여줄까. 원래라면 기대에 가슴이 뛰는 때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가세했다. (개막)직전이 되어서야 행사 담당자의 사임과 해임이 전해져, 축제 기분도 없다"고 지적했다. 
 
▲ 사진=CNN 캡쳐
아사히는 올림픽 같은 거대 행사에는 의견 대립이 있기 마련이지만 보통 "도망치지 않고 논의를 거듭해 사회의 대략적인 합의를 얻어 다음 단계로 진행한다. 그 준비 없이는 성공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도쿄올림픽의 행보는 완전히 달랐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독선적 체질"도 드러났다"며 "판단 착오를 거듭한 끝에 어떻게든 무관중 개최에 이르렀는데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스가 총리에게 재검토를 요구했다"며 "또 '일본 선수가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일본 국민의 감정도 조금은 누그러질 것이라는 자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고 지적했다. 
 
이날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 질 바이든 미국 영부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도쿄를 방문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언론인을 포함해서 950명만 개막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쿄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사용되는 국립경기장은 6만 8,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지었지만, 오늘 개회식 참석 인원은 고작 950여 명. 그 텅빈 운동장에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 '기미가요'가 불려진다.
 
현지 신문에 따르면 가수 미샤가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열창하며 이를 위해서 유명 가부키 배우인 이치카와 에비조가 연출로 등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제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폐지되었다가 1999년 일본의 국가로 법제화된 기미가요는 일본 천황의 시대가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라는 가사로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과 같다.
 
신문의 지적처럼 '이상한 사고'를 가진 나라의 '이상한 올림픽'이 오늘 열린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