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시스템 반도체 분야도 메모리 반도체 분야 못지않은 결과를 낼 것이다."

권오현(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은 9일 오전 11시 정부과천청사에서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수상은) 아직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가 아니라 앞으로 세계 1위의 기초를 다지고 후배양성을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면서 "우리나라가 진정한 반도체 강국이 되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산업 기술 개발과 사업 일류화에 성공한 점 ▲우리나라가 메모리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공헌한 점 등에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경쟁력이 취약했던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첨단 신기술 개발에 매진한 결과 DDI(디스플레이 구동칩), CIS(CMOS 이미지 센서), SIM Card(가입자식별모듈을 구현한 IC 카드), 모바일 프로세서 등의 분야에서 세계 1위 제품을 만들어 냈다.

이날 권 부회장은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연구로 지난 1992년 연구팀장 시절의 '64메가D램' 개발을 들었다.

그는 "1980년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불모지에서 시작했으나 1992년에 64메가 D램 메모리을 개발해 선진국을 꺾고 처음으로 세계 1등이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10여년전부터 메모리 강국으론 위상을 떨친 데 비해 시스템반도체는 많이 약했지만 노력을 해서 많은 발전이 있었다"면서 "센서 등 제품과 이를 위한 공정개발 등에서는 거의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선두업체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융복합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시장에서 가장 큰 기업은 인텔이고 삼성도 최근 들어 매출액 기준으로 3위 정도하고 있다"면서 "디바이스가 융복합화 하고 있고 기술도 융복합화 하고 있는 데 이런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는 세계에서 많지 않고 삼성도 그 중 하나다"고 설명했다.

이어 "웨어러블과 사물인터넷 등이 융복합 기술인데 우리가 여기에 강점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에 걸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나라의 과학이 아직 저변 확대에 취약한 상황에서 삼성의 역할의 역할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권 부회장은 "그동안 반도체 제품을 잘 만들어왔지만 최근 한계영역에 들어서면서 기초과학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약한 편"이라면서 "삼성은 지난해부터 미래부와 같이 '미래재단'을 운영해 국내 대학과 연구개발 등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 해답은 없지만 학계에서 어떻게 이공계에 흥미를 갖도록 할 지 프로그램 만들어야 한다"면서 "어느 나라든 강국이 되려면 과학발전 없이는 안 된다. 삼성도 필요한 일 있으면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 부회장은 애플과의 소송과 팬택 사태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답할 질문이 아닌 것 같다"면서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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