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후보
[심일보 대기자] 윤석열을 지지하는 이들 입장에서 대선 출마 선언 전 떠오르는 단어는 '공정'이요, 선언 후는 '정권교체'를 기억하고 있다. 그는 '공정' '정의' '정권교체'를 언론사 인터뷰에서 얘기했고 민심 청취 행보에서도 이들 단어를 빼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이날 윤석열은 "저는 처음부터 제1야당 국민의힘이 주축이 돼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오히려 제가 정치 활동을 해나가는 데 국민들께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음으로써 많은 혼선과 누를 끼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입당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예상보다 빠른 입당을 두고 '광야 정치'의 한계를 느꼈을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사실 어제 국힘 입당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기습 입당'이다. 윤석열은 앞서 입당 여부에 대해서조차 함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기자들로부터 입당 관련 질문을 받으면 "이미 다 말씀드렸다"거나 "기다려보시면 알 것이다" 등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불과 전날(29일) 오후 진행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도 '8월 중 결단'을 예고한 바 있다. 
 
입당 첫 날, 복수의 언론이 내놓은 예측을 종합하면 윤석열은 최근 지지율 하락세와 부인 과거 논란 등을 겪으며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자 빠른 입당을 결심한 것으로 풀이했다. 입당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에서 벗어나 유력 대선주자 지위를 굳히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기습 입당'인가. 윤석열의 입당 결심은 다소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게 공통적 견해다. 실제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 당 지도부와의 사전 교감도 없었다. 
 
이에 대해 야권 고위 당직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궁지에 몰리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국민의힘으로부터 받으면서 이준석 대표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윤석열의 배짱정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민의힘 경선이 시작되면 각 국회의원들은 당내 캠프 후보들에게 들어갈 수밖에 없으며 시간이 늦을수록 당내 국회의원들을 얻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국민의힘 경선에서 힘을 받아야 탄력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라고  해석했다.
 
또 윤석열 측은 '전 검찰총장'이라는 호칭을 떼어 달라고 취재기자들에게 알림 문자를 보냈다. 이미 대선 예비후보로 정식 등록했으니 전 검찰총장을 더 이상 호칭으로 사용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검찰총장 호칭을 떼어 내려는 더 근본적인 이유는 '확장성'의 걸림돌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치 참여 선언한 지 다섯 달, 대선 출마 선언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반 문재인 정서'를 뛰어넘는 모습을 아직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해석과 달리 윤석열은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제1야당에 입당해 초기 경선부터 정정당당하게 시작하는 게 도리"라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도 "제가 주장한 경선버스론에 윤 전 총장이 화답해줬다"며 "심지어 8월에 출발하는 버스에 한 달 전부터 먼저 앉아있겠다는 것이어서 그것에 대한 의미가 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어쨌건 범야권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 중인 윤석열은 입당과 동시에 당에서 유무형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제1 야당 내에 각 분야 전문가들이 포진돼 있는 만큼 장외에서 나홀로 캠프 때와는 달리 넓은 인재 풀에서 영입 작업도 가능해졌다. 지난 26일 정진석‧권성동 의원 등을 필두로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촉구한 친윤(친윤석계)계 의원들이 40여 명에 이르고, 정우택‧신상진 전 의원 등 원외 당협위원장 72명도 이날 입당 촉구 성명서를 내며 가세했다.
 
당내 경선을 앞두고 막강한 세력을 구축한 만큼 위기 때마다 이들이 윤석열의 호위무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제 야권의 '대마'로 자리 잡은 윤석열, 그의 8월 행보가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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