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2.39를 실패하고 있다.
[신소희 기자] 메달은 중요하지 않았다. 주말 TV 앞에 앉아 시청하는 국민들에게 올림픽 육상은 그들만의 잔치가 아닌 우리의 잔치였다.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은 도쿄 메인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높이뛰기에서 하늘높이 날았다. 
 
우상혁은 1일 도쿄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4위에 올랐다. 메달에는 아쉽게 못 미쳤지만 2m35를 넘어 한국 높이뛰기 신기록을 작성,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열었다. 
 
초반부터 가뿐한 몸놀림을 보인 우상혁은 2m19, 2m24, 2m27, 2m30을 모두 1차 시기에 넘었다. 
 
2m33을 1차 시기에서 실패했지만, 2차 시기에 성공했다. 종전 개인 최고 기록이었던 2m31을 올림픽 무대에서 경신한 우상혁은 큰 환호를 내질렀다. 
 
이미 자신을 넘어선 우상혁은 더 높이 도쿄 하늘을 날았다. 그는 2m35를 앞두고 박수를 유도, 긴장을 풀었다. 그리곤 1차 시기에서 2m35까지 넘어 한국 신기록(종전 1997년 이진택 2m34)을 갈아치웠다. 
 
이어 2m37의 1차 시기에서 허벅지가 걸려 실패한 우상혁은 이를 넘은 선수 3명이 나오자, 메달 획득을 위해 곧장 2cm를 올려 2m39에 도전했다. 
 
1차 시기에서 2m39를 넘지 못했지만 우상혁은 아쉬운 표정을 곧바로 털어내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2차 시기에 앞서 활짝 웃으며 몸을 풀었지만, 결국 2m39를 넘지 못했다. 
 
아쉬움도 잠시, 우상혁의 얼굴에는 금세 미소가 돌아왔다. 그는 곧바로 일어나 거수경례를 한 뒤 밝은 표정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육상 트랙&필드에서 한국 선수가 올림픽 결선에 나선 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이진택 이후 25년 만이다. 당시 이진택은 8위를 기록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2m26으로 올림픽 결선 진출에 실패한 우상혁은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에서 무려 9㎝를 더 높이 날아올라 한국 육상 역사에 이름을 새겨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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