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극기 머리띠 착용한 한국 남자 마라톤 대표팀. (사진 = 대한육상연맹 제공)
[신소희 기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대표 선수로서 태극마크를 빛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 육상 마라톤 대표팀 오주한(33·청양군청)이 지난 6일 대한육상연맹으로부터 '태극기 머리띠'를 선물받고 각오를 새롭게 다지면서 한 말이다.
 
 아프리카 육상 중장거리 강국 케냐 태생의 오주한은 2018년 9월 대한민국 국적을 얻었다. 도쿄올림픽은 한국인으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으로 출전하는 올림픽이다.
 
오주한은 8일 오전 7시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리는 42.195㎞ 마라톤 레이스에서 메달을 위해, 먼저 하늘로 간 은사를 위해 뛴다. 오주한을 발굴하고, 한국 귀화를 도운 오창석 마라톤 국가대표 코치는 올해 5월 5일 세상을 떠났다. 
 
▲ 청양군청 육상팀 소속 오주한 선수. (사진=청양군청 제공)
오주한과 故 오 코치의 찻 만남을 한 언론은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2007년 여름, 아프리카 케냐에 있는 작은 마을 투르카나에서 염소를 몰던 19살 청년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가 햇빛을 피해 움막 밑에 누워 있었다. 멀리서 어떤 중년의 동양인이 걸어오는 게 보였다. 그 동양인은 에루페에게 이리저리 뛰어보도록 시켰다. 그러곤 고개를 끄덕였다. 훗날 그의 아들이 되는 오주한과 고(故) 오창석 전 한국마라톤 국가대표팀 감독의 첫 만남이었다."
 
하지만 '한국인 아버지'는 아들이 올림픽에서 뛰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올림픽 마라톤을 석 달 남기고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에 오주한도 슬픔에 잠겼다.
  
오주한의 풀코스 개인 최고 기록은 2시간05분13초다. 가장 최근 대회였던 2019년 10월 경주마라톤에서 2시간08분42초로 통과했다. 
 
오 코치는 곁에 없지만, 오주한은 그와 같은 꿈을 꾸던 도쿄올림픽 마라톤 무대에서 특별한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아버지는 저에게 늘 올림픽 메달로 동기 부여를 해줬습니다. 반드시 목에 걸고 돌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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