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에 올라 있는 리오넬 메시(27·FC바르셀로나)와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하는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가 브라질월드컵 결승에서 대결을 펼친다.

아르헨티나와 독일의 결승전은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이스타지우 두 마라카낭에서 열린다.

유독 월드컵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아르헨티아 메시와 대표팀 은퇴를 앞두고 끝맺음을 잘 하고 싶은 독일 클로제의 대결이 관심을 끌고 있다.

 
메시의 첫 우승과 클로제의 연이은 월드컵 통산 최다골 기록 경신이 관전 포인트다.

2006년과 2010년 2개 대회 연속 8강에서 고배를 마셨던 아르헨티나는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역대 최다인 8번째 결승 진출을 자랑하고 있는 독일은 2002한·일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밟아본 결승 무대다.

아르헨티나와 독일(옛 서독 포함)의 월드컵 결승 매치업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86년·1990년 두 차례 결승에서 맞붙은 바 있다. 1986년 대회에서는 아르헨티카가 3-2 승리를, 1990년 대회에서는 독일이 1-0 승리를 챙겼다. 팽팽하다.

'마라도나의 재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메시는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다.

2006독일월드컵과 2010남아공월드컵까지 앞선 두 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팀의 지원을 못받은 탓도 있었지만 메시 스스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19살의 나이로 첫 출전한 독일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세르비아전에서 1골을 넣었지만, 남아공 대회에서는 무득점에 그쳤다. 아르헨티나가 독일에 0-4로 대패했던 8강전에서 2골이나 몰아친 클로제를 바라만 봐야 했다.

월드컵만 아니면 아쉬울 것 없는 메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명문 바르셀로나에서 뛰면서 6차례 정규우승(2004~2005·2005~2006·2008~2009· 2009~2010·2010~2011·2012~2013시즌)과 3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2005~2006·2008~2009· 2010~2011시즌)을 일궜다.

2009년과 2011년에는 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해 바르셀로나를 모두 우승으로 이끌었다. 뿐만아니라 FIFA 발롱도르 3회 연속 수상(2010·2011·2012년)은 물론 UEFA 올해의 선수상(2009년) 등 수많은 개인상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화려한 축구인생을 보내고 있는 메시이지만 다만 한 가지. 월드컵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래서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누구보다도 이타적인 플레이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앙헬 디마리아(26·레알 마드리드), 곤살로 이과인(27·나폴리) 등에게 기회를 창출해 주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조별리그에서는 필요할 때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며 스스로 해결사 본능을 과시하기도 했다. 4강까지 4골을 터뜨리며 득점 2위에 랭크돼 있다.

 
197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남미 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이어서 숙원하던 첫 우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남미에서 치러진 역대 4차례의 월드컵에서 다른 대륙 팀이 우승을 한 적은 없다.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득점포가 터진다면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1위·6골)와 독일의 토마스 뮐러(2위·5골)를 제치고 득점왕에 오를 수도 있다.

대표팀에서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는 클로제에게 결승전의 의미는 더욱 깊다. 지난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 1골을 기록하며 월드컵 통산 최다골(16골) 기록을 새로 세웠다.

하지만 대표팀 후배 뮐러가 두 차례 월드컵에서 10골을 몰아넣으며 무서운 속도로 쫓아오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추가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필드 플레이어의 특성상 37세의 클로제가 4년 뒤 러시아월드컵 출전을 기약할 수 없다.

지금까지 A매치에서 71골을 터뜨려 게르트 뮐러(69)가 지니고 있는 독일 선수 최다골 기록을 넘어섰다. '살아있는 전설'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월드컵 결승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축구 선수 아버지와 핸드볼 선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클로제는 폴란드에서 태어난 폴란드계 이민 2세 독일인으로 유명하다.

2001년부터 독일대표팀에서 뛴 그는 2002한일월드컵에서 5골을 터뜨리며 이름을 알렸고, 2006독일월드컵에서도 5골을 넣어 득점왕에 올랐다.

헤딩슛 정확도가 뛰어나 '헤딩머신' 혹은 '득점기계' 등으로 불린 것도 절정을 달리던 2006년 대회였다. 그러나 남아공 대회부터는 세월의 흔적을 이기지 못하고 후배 뮐러 등에게 주전 공격수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에도 승선이 불투명했지만 베테랑의 필요성을 절감한 요아힘 뢰브(54)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메시의 월드컵 첫 우승 꿈과 클로제의 최다골 재경신 등과 맞물려 이번 결승전을 향한 축구팬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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