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6일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인상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2,000명대를 기록하며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소비는 위축되지 않은 반면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에 따른 금융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로 낮춘 뒤 지난달까지 14개월 동안, 9차례 연속 동결해 왔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2018년 11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또 이주열 총재가 취임한 이후로는 2017년 11월, 2018년 11월 이후 세 번째 인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시아 주요 국가 가운데는 가장 먼저 인상에 나섰다.
 
한편 한은이 15개월 만에 사상 최저 기준금리(0.5%) 행진을 멈추고 0.25%포인트(p) 인상에 나서면서 경제와 금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당장 은행의 대출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져 70%가 넘는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은행 등 금융기관의 조달 비용이 늘어난다는 뜻으로, 결국 금융기관이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금리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지난해 3∼5월 한은이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1.25→0.50%)나 크게 낮추자 같은 해 7월께 은행권에서는 '1%대' 신용대출 금리가 등장했지만, 이후 약 1년새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 등으로 이미 은행 대출금리도 많이 뛴 상태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려는 금융당국과 개별 은행의 우대금리 축소 등의 조치도 금리를 끌어올려왔다. 
 
이에 따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9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96∼4.01% 수준으로, 작년 7월 말(1.99∼3.51%)과 비교해 약 1년 사이 하단이 0.97%포인트나 높아졌다.
 
신용대출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연 2.62∼4.13%) 최저 수준도 작년 7월 말(2.25∼3.96%)보다 0.37%포인트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뿐 아니라 최근 더 심해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압력까지 겹쳐 이런 대출금리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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