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방부가 제공한 지난 28일(현지시간) 미 공군 C-17기의 카불 공항 임무 수행 모습
[정재원 기자] 미국 역사상 최장기 해외 전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20년 만에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케네스 매켄지 미국 중부사령관은 워싱턴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아프간 철수와 미국인, 제3국 국적자, 아프간 취약층 대피 임무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2001년 뉴욕 무역센터 등에 대한 9·11 테러가 발생한 다음 달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시작된 미국 주도의 서방 진영과 아프간 내 탈레반의 싸움이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어간 것이다.
 
마지막 미 공군 C-17기는 미국 동부시간 30일 오후 3시29분, 아프간 시간 31일 0시께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이륙했다.
 
매켄지 중부사령관은 이후에도 미국인과 아프간 조력자의 출국을 돕기 위한 외교적 임무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불 공항 보안 담당 탈레반 측도 AP통신에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에 미군의 마지막 수송기 5대가 이륙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미군의 완전 철수를 축하하는 의미의 총성을 카불 전역에 발사하기도 했다.
 
매켄지 중부사령관은 "오늘 철수는 대피뿐만 아니라, 2001년 9월11일 직후 시작돼 20년간 이어진 아프간 전쟁 종전을 의미한다"며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 공모자들을 끝내는 임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값싼 임무가 아니었다. 미군과 민간인 2,461명이 사망했고, 2만 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13명은 지난주 ISIS-K 자살 폭탄 공격으로 전사했다"며 "그들의 영웅적 업적을 기억하며 희생을 기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말이나 감정으로도 아프간전에 복무한 이들의 희생과 업적을 담아낼 수 없다"며 "다만 나와 내 아들은 그 일원이 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하겠다"고 보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지난 17일 동안 미군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수작전을 실시해 12만 명 이상의 미국 시민과 동맹국 그리고 미국에 조력한 아프간인들을 대피시켰다"며 "그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용기, 전문성, 결의를 갖고 그것을 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간에서 20년 간 이어진 우리의 주둔은 이제 끝났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1일 아프간 상황에 관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은 향후에도 아프간에 정치적, 군사적 개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관리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카불 공항에서 목숨을 잃은 13명의 미군 병사들의 죽음과 관련해 "어떤 일도 서슴치 말라"고 했고 테러리스트들을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카불 공항에서 IS가 미군 병사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해 어떤 일이든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사령관들에게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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