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여고시절’ ‘내 곁에 있어주’로 1970년대를 풍미한 인기 가수 이수미(사진)가 폐암 투병 중 6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3일 대중음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폐암 3기 판정을 받고 병원에서 투병 생활을 해오던 이수미가 전날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52년 1월25일 전남 영암에서 출생했다. 목포여고 재학 중 '목포KBS 노래자랑대회'에 출전하면서 가수의 길을 걸었다. 
 
1969년 본명 이화자라는 이름으로 '당신은 갔어도'(고향 작사·남국인 작곡)를 발표하며 데뷔했다. 이듬해 이수미로 예명을 바꾼 뒤 '때늦은 후회지만'(1970), '밤에 우는 새'(1971), '두고 온 고향'(1972)에 이어 여고시절'(1972)을 발표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당시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활동을 한 남녀 신인가수에게 시상하는 낙엽상을 받았다. 낙엽상은 가수 차중락(1942~1968)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당시 이수미와 함께 수상한 남자 가수는 김세환이다. 
 
아울러 그해 TBC 7대 가수상을 비롯해 MBC 10대가수상을 수상한 후 1975년에는 TBC 최고 여자가수상, MBC 10대가수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1970년대를 대표하는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시련도 겪었다. 1973년 칼을 든 괴한으로부터 습격 당한 '대천 해수욕장 피습사건', 1983년 사회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벌어진 '사회정화운동' 등이다. 
 
한동안 음악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2003년 '또 다른 세상에서'를 발표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 2019년 '서울에서'를 내놓았다. 올해 5월에 이동훈 작곡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발표하는 등 투병 중에도 노래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지난 2012년엔 이수미의 히트곡 '여고시절'에서 모티브를 얻은 뮤지컬 '여고시절'이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슈가 코팅(Sugar Coating)처럼 달콤하고 얼큰한 슬픔이 묻은 매혹의 허스키한 목소리를 갖고 있었다"면서 "많은 시련이 있었음에도 묵묵히 가수의 길을 걸었다"고 기억했다. 
 
유족으로는 부군을 남겼다. 빈소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 발인 5일 오전 11시. 장지 서울시립승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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