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시 후 동그라미를 친 남자가 총에 맞아 죽는다. (사진=BBC 캡쳐)
[정재원 기자] 탈레반과 반대세력의 교전을 지켜본 아프가니스탄 판지쉬르 계곡에서 민간인 20여 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 
 
13일(현지시간) BBC는 "계곡에서 통신이 두절돼 보도가 어려웠지만 탈레반이 보복 자제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이 민간인을 살해했고 이 현장에 대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한 동영상은 판지시르 계곡에서 탈레반 대원들에 둘러싸여 있던 군복 차림의 한 남성이 총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남성이 군인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아프간에서는 민간인들도 군복을 입는 경우가 많으며, 남성이 총에 맞아 쓰러지는 것을 지켜본 사람은 그가 민간인이라고 주장했다.
 
BBC는 판지시르 계곡에서 적어도 2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면서, 가게를 운영하며 두 아이의 아버지인 압둘 사미라는 남성이 희생자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사미는 탈레반이 진격했을 때 "나는 가난한 가게 주인일 뿐 전쟁과는 아무 상관 없다"며 대피하지 않았는데, 저항 세력에게 심 카드(SIM card)를 판매한 혐의로 체포돼 사살됐다. 그의 시신을 본 목격자들은 고문 받은 흔적이 보였다고 말했다.
 
▲ 상점 주인인 이 남자는 탈레반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살해됐다고 소식통은 말했다.(사진=BBC 캡쳐)
판지시르 계곡은 지난달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한 후에도 유일하게 장악하지 못한 곳으로, 과거부터 저항의 중심지로 유명한 곳이다. 높은 산봉우리들에 둘러싸인 판지시르 계곡은 점령이 매우 어려운 곳이다.
 
탈레반은 지난주 판지시르 계곡 중심부에 탈레반 깃발을 계양하면서 판지시르 계곡도 장악했다고 밝혔지만, 저항 세력은 여전히 자신들이 계곡을 점령하고 있다면서 싸움을 계속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탈레반은 탈레반 치하에서도 주민들의 삶은 평상시처럼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의 탈출이 시작되면서 한때 붐비던 판지시르의 시장들은 버려지고 있다. 식량과 의약품 부족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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