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 화천대유의 초기 투자비용 350억 원을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으로부터 끌어오도록 설계한 인물이 천화동인 4호 소유주로 1,000억 원의 배당수익을 거둔 남욱 변호사라는 보도가 27일 나왔다. 이날 한국일보는 남 변호사가 천화동인 4호를 중심으로 투자자문사 킨앤파트너스와 최 이사장 사이의 금전 거래 구조를 만들어낸 '설계자'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항간에 떠 돌던 화천대유 키맨이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사업 초기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구성하기 위해 '최 이사장→킨앤파트너스→화천대유' 구조를 통해 350억 원을 마련했다. 이런 구조를 만들기에 앞서 '정체불명의 개인'이 킨앤파트너스와 먼저 관계를 맺었다. 킨앤파트너스는 2015년 감사보고서상 '개인2'로 표시된 인물에게 이자율 6.9%에 60억 원을 빌려줬다.
 
이 과정에서 천화동인 4호는 '개인2'의 연대보증을 서주고, 킨앤파트너스는 천화동인 4호의 특정금전신탁 계좌에 대한 '금전교부청구권'에 질권을 설정했다. 천화동인 4호는 대장동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PFV)인 '성남의뜰' 주주로 참여했다. '개인2'가 킨앤파트너스에 60억 원을 못 갚을 경우 천화동인 4호가 대신 갚아주는 것은 물론이고, 천화동인 4호의 특정금전신탁 계좌에서 발생하는 대장동 개발 수익을 킨앤파트너스가 가져갈 수 있도록 담보를 설정한 것이다.
 
그간 복수의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남욱 변호사는 2015년. LH공사가 대장동에서 손을 떼도록 국회에 힘을 써주겠다고 15억 원을 요구해 뇌물 혐의로 구속됐지만 무죄로 풀려났다.
 
당시 수사 검사가 강찬우 (지금 수원지검장), 남욱의 변호를 맡은 게 박영수(박근혜 특검)로 피고였던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 투자자고. (1,000억 원 이상 챙겨서 미국으로 출국.) 검사였던 강찬우는 화천대유 법률 자문. 변호사였던 박영수는 화천대유 법률 고문을 맡았다..
 
이밖에도 권순일(대법관 출신)과 김수남(검찰총장 출신)도 법률 고문으로 등장한다. 최순실 사건의 검사와 변호사가 둘 다 법률 고문으로 활동했다는 것도 흥미로운데, 박영수는 특검이고 이경재는 변호사로 얼굴을 내밀었다. 그리고 소문이긴 하지만 곽상도 아들도 걸쳐 있고. (아마도 퇴직금 50억 원은 곽상도에게 우회적으로 건넨 돈일 가능성이 큰데.)
 
퍼즐을 맞춰보면 LH 사업이 무산돼서 돌고 돌아 화천대유가 그 사업을 넘겨 받았는데 LH 사업을 무산시키는 데 관여했던 사람들이 화천대유에 다 들어와 있더라는 얘기다. 그리고 너 나 할 것 없이 한 몫씩 챙겼더라는 것.
 
이상을 바탕으로 추측해 보면 남욱이 설계자일 가능성이 큰데 제발로 한국에 들어오지는 않을 테고 결국 드러나겠지만 남욱이 대장동을 크게 먹으려고 판을 짜놓고 있다가 구속이 되자 김만배가 넘겨 받아서 이성문을 바지로 내세웠고 남욱과 수익을 나누기로 했을 가능성이 크다. 남욱이 강찬우와 박영수 등을 영입했을 가능성이 크고...
 
이 대목에서 궁금한 건(그리고 수사해서 밝혀야 할 부분은) 이들이 어떤 역할을 했느냐다. 가능한 추측은 강찬우와 박영수 등은 그냥 남욱이 보은을 했을 수도 있고 (남욱이 감옥에 갔으면 이 사업이 무산됐을까? 이것도 풀어야 할 부분. 김만배를 내세우고 남욱이 작업을 했을 수도 있고.) 곽상도 등도 단순히 친분을 넘어 어떤 중요한 역할을 했을 수 있고...
 
여기에 가장 궁금한 대목은 2011년 대장동 민간 개발을 밀어붙였던 남욱이 이 판의 설계자라는 걸 이재명은 몰랐을까. 이재명은 누가 하든 사업만 제대로 굴러가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일까다.
 
지난 19일 민주당 대선 경선 광주·전남·전북 방송 토론회에서 이 지사는 “부정하거나 단 1원이라도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면 후보와 공직 모두 사퇴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페이스북에는 “1,800억 원으로 추산되던 이익이 4,000억 원대로 는 것은 예상 못한 부동산 폭등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이 말이 사실이라 믿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결국 이 지사가 이 사건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이런 건 줄 몰랐다'고 입증을 해야 할 텐데, 이재명의 최대 치적이 결국 권력형 머니게임에 판을 깔아준 결과가 됐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거고, 결백하다고 주장하려면 그때는 멍청했다고 주장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는 10월, 경기도 국감에서 이재명이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또 그 사이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에 답할 인물이 등장할 지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대선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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