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 진행중인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
[정재원 기자] 경기도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와 관계사인 천화동인의 차명 대주주 존재 여부와 실제 수익 배분, 로비 의혹 등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녹취록이 검찰에 제출됐다. 
 
30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 전문가인 정영학(53) 회계사는 2000년대 중반부터 대장동 개발에 관여했고, 이후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사업 법률자문을 맡으면서 이른바 ‘대장동 팀’이 꾸려지기 시작했다. 남씨 부친도 2000년대 초반 대장동 사업 투자를 구상해 남씨가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는 말도 있다.
 
그런데 대장동 사업 수익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자 투자자 사이에서 수익 배분을 두고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투자자는 불만을 나타내는 등 복마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정씨가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칫 검찰 수사 등으로 이어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느꼈다고 한다. 대장동 사업 판을 짜고 기획한 정씨로선 사업에 문제가 불거질 경우 처벌받을 가능성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남욱씨가 2015년 대장동 민영 개발을 위해 정치권에 로비한 혐의로 수원지검에 구속됐을 때, 정씨도 검찰 내사를 받았다고 한다.
 
정씨는 2019년부터 최근까지 19건을 녹취했고, 이 중 상당수를 제출했다고 한다. 녹취록에선 김씨와 유 전 본부장 등이 서로를 “형” “동생”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화천대유는 누구 것이냐’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조선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작성해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대장동 사업 관련자들의 금품 로비 가능성을 의심케 하는 정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녹취록에 일부 유력 인사 이름을 거론하는 대목이 있다는 것이다.
 
정씨는 민관 공동 개발 방식으로 추진된 대장동 사업 관련자들과 한 대화를 녹음하면서 일부 인사가 “챙겨줘야 한다”는 법조계 등의 유력 인사 이름을 따로 기록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야권 인사는 “정씨가 작성한 녹취록에는 일부 법조계 인사 이름과 금액도 등장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실제 정치권에선 녹취록에 거론된 인사라며 미확인 리스트도 돌고 있다. 거론된 인사들에 대한 금품 로비가 실제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정씨에게 녹취록을 입수한 검찰 수사팀은 이 부분 규명에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한 법조계 인사는 “대장동 개발 업체가 수천억 원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금품 로비가 있었는지가 수사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야권을 중심으로 대장동 민간 사업자에게 50억 원을 약속받은 유력 인사 리스트가 있다는 말도 돌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그분들의 명예를 위해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지만 제가 본 명단에는 법조계 인사와 이재명 지사와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명단을 확인해 보시고 내부 규명 절차에 돌입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화천대유 측은 이른바 ‘50억 약속 클럽’ 존재 여부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고 관련 보도에 대해서 법적 조치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는 지난 27일 화천대유 자금 거래와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하면서 “정치권 로비나 도움을 받은 적은 전혀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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