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규
[정재원 기자] 사진은 지난 2019년 3월 6일 당시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경기도청 구관 2층 브리핑룸에서 '임진각~판문점 간 평화 모노레일 설치 추진 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운전기사 2개월'의 유씨가 '건축 경력 3년'이라는 부풀린(?) 이력으로 이같이 승승장구한 이유는 무얼까
 
4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유동규 전 사장은 2008년 서울의 A설계사무소에서 2개월 가량 운전기사로 일했다. 그는 당시 성남의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이었다. 
 
문제는 유 전 사장이 2010년 10월 성남시설관리공당 기획본부장 임명 직후 성남시의회에서 A설계사무소 이력에 대해 회사 관계자들과 다른 발언을 했다는 점이다. 
 
2010년 10월 성남시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박완정 성남시의원이 유 전 사장에게 A설계사무소 이력과 관련해 묻자 그는 "기획 관련된 일을 주로 했다"며 "건축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탐구하는 부분이 있었고 의지가 맞아서 일하게 됐다. 처음에 조금 걱정을 했지만 들어가서 잘 적응하고 일을 해냈다"고 했다. 
 
또 박종철 성남시의원이 A설계사무소 건축 분야에서 몇년 몇년 정도 일했는지 묻는 질문에 유 전 사장은 "만 3년 정도 된다"고 답했다. 유 전 사장의 대답은 A설계사무소 관계자들이 "2개월간 운전기사로 일했다"는 발언과 배치된다. 사실상 유 전 사장이 경력을 스스로 부풀려 시의회에 말한 셈이다. 
 
게다가 리모델링 조합장 출신인 유 전 이사장이 이마저도 A설계사무소에서 경력 부풀리기로 취득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 전 사장은 2008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솔5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위원장이던 당시 설계사무소에서 일했다는 점을 동료들에게 어필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그는 2010년 9월 주택조합 설립인가 승인 후 정식 조합장이 됐다.
 
이날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이같은 이력을 가진 유 전 사장이 대장동 개발을 설계하는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임명된 것을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의 입김이 작용한 것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재명 후보와 유 전 사장은 2009년 '제1회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정책 세미나'에 함께 참석했다. 이후 이 후보는 2010년 유 전 사장이 조합장으로 있는 한솔5단지 조합원 설명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유 전 사장은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서도 이재명 후보를 적극 지원했고,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당선되자 인수위에 도시건설분과 간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을 거쳐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이재명 후보가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차관급)에 임명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 대해 “측근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과 관련 “그 말을 믿어줄 사람은 없다”고 일갈했다.
 
진 전 교수는 전날인 4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분(유동규)은 항상 이재명 지사의 장비라고 얘기됐던 분이다”라며 “유비(이재명)가 장비(유동규)를 모른다고 하는 격”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이재명 지사 측은 ‘사업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유동규는 측근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2~3만 경기도 직원 중에 한명이 개인적 일탈을 저지른 것이고 거기에 대해서 나는 관리책임을 느낀다, 유감이다’라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대장동 개발을)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 작업이라고 얘기했고 평소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얘기해 왔다”며 “그것이 오늘날의 이재명을 만든 토대가 된 것이 사실인데 설계는 자신이 했다더니 이제와서 설계를 유동규가 했다고 한다면 그 치적은 결국 누구 것이냐”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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