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규
[김민호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해지만 '윗선'의 개입 혹은 묵인 여부를 규명할 열쇠가 될 유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5일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가 유씨의 옛 휴대전화를 보유 중인 인물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날 이종배 법세련 대표는 "서울경찰청에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핵심 혐의자 유동규의 옛 휴대전화를 보관하고 있는 자를 증거은닉 혐의로, 압수수색 중 창밖으로 던진 새 휴대전화를 가져간 성명불상자를 점유이탈물 횡령 및 증거은닉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유씨의 휴대전화는 이번 사건 실체와 윗선의 혐의를 밝힐 수 있는 핵심증거"라며 "옛 휴대전화를 보관하고 있는 유씨의 지인인 휴대폰 판매업자는 명백히 증거를 은닉하고 있는 것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 수사팀이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에 착수한 지난달 29일 유 전 본부장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사팀이 주거지 내외부 CCTV를 확인한 결과 압수수색 전후로 창문이 열린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1일 체포된 이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전날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졌다고 진술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진술을 여러 차례 번복하며 휴대전화의 소재에 대해선 끝까지 입을 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취재진에게도 '술김에 던졌다',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짜증 나서 던졌다'고 말하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최근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진 것이고, 예전 휴대전화는 검찰이 요구할 경우 제출하겠다고 하며 검찰이 휴대전화를 찾지 못하거나 예전 휴대전화 제출을 받지 않는다는 등 일종의 '언론플레이'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법조계에서는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임직원 또는 성남시 고위 관계자와 함께 이번 사업을 벌였는지, 더 나아가 이 지사도 이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 등에 관한 정황이 문제의 휴대전화에 담겨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장동 의혹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유 전 본부장이 갖고 있던 휴대전화는 정 회계사의 것 이상으로 많은 내용을 담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유 전 본부장이 구속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의 휴대전화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 이번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을 조만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성남시가 100% 출자한 공기업인 만큼, 결국 이 사건의 '최종 책임자'인 이 지사에게도 배임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등 여부에 관한 수사도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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