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군단' 독일이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 뮌헨)의 천금같은 결승골을 앞세워 통산 4번째로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독일은 14일 오전 4시(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의 이스타지우 마라카낭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8분에 터진 괴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독일은 1990이탈리아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정상을 탈환하며 통산 4번째로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앞서 1954스위스월드컵·1974서독월드컵·1990이탈리아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랐다.

공교롭게 독일은 24년 전인 이탈리아월드컵 결승전에서도 아르헨티나를 상대해 1-0으로 승리했다.

독일은 4회 우승으로 이탈리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브라질(5회)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월드컵 우승횟수를 기록했다. 또 아메리카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한 유럽 국가가 됐다.

독일은 우승 상금으로 3500만 달러(약 356억원)를 챙겼다.

괴체는 자신의 첫 월드컵 무대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골을 터뜨려 '독일의 신성'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후반 43분에 교체로 들어온 괴체는 연장 후반 8분에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안드레 쉬를레(24·첼시)의 크로스를 가슴 트래핑 이후에 논스톱 왼발 슛으로 연결해 아르헨티나의 골망을 흔들었다.

아르헨티나는 벨기에와의 8강전에서 오른 허벅지 부상을 당한 앙헬 디 마리아(26·레알 마드리드)가 4강전에 이어 이날도 결장하면서 전력 손실이 불가피했다.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가 나섰지만 혼자선 역부족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때부터 지적받던 메시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1986멕시코월드컵 이후 28년만의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또 이탈리아월드컵 결승전 패배와 2006독일월드컵·2010남아공월드컵 8강전에서 독일에 당한 연패를 설욕하려고 했지만 '전차군단'의 벽을 또 넘지 못했다.

결승전 종료와 함께 개인상 수상자도 정해졌다. 아르헨티나 메시는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상하는 MVP격인 골든볼을 받았지만 표정이 밝지 않았다.

이에 반해 독일의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28·바이에른 뮌헨)는 골든글로브를 수상하며 철벽 수문장임을 인정받았다. 우승과 함께 겹경사를 누렸다.

득점왕에게 주는 골든부트는 8강전까지 뛴 하메스 로드리게스(23·콜롬비아)에게 돌아갔다. 로드리게스는 6골를 기록, 5골에 그친 토마스 뮐러(25·바이에른 뮌헨)를 따돌렸다.

프랑스의 폴 포그바(21·유벤투스)는 영플레이어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 상은 1993년 1월1일 출생 이후의 선수들에게만 수상 자격이 주어진다.

이날 독일은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특히 필립 람(31·바이에른 뮌헨)을 통해 오른쪽 측면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아르헨티나를 흔들었다.

아르헨티나는 수세에 몰려 간간이 역습을 펼치는데 급급했다. 전반 21분에 뜻밖의 기회가 오기도 했다.

곤살로 이과인(27·나폴리)이 토니 크로스(24·바이에른 뮌헨)의 헤딩 실책을 틈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다. 이과인이 회심의 오른발 슛을 때렸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전반 30분에는 이과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독일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부심의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갔다.

아르헨티나가 활발한 공세로 흐름을 잡은 반면에 독일은 전반 31분에 계획에 없던 교체 카드를 소진해야 했다.

경기 초반 머리에 충격을 받은 크리스토프 크라머(23·묀헨글라드바흐)가 시간이 흘렀음에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해 부득이하게 쉬를레를 투입했다.

독일은 메시 봉쇄에 애를 먹었다. 메시는 현란하고 빠른 돌파로 독일의 느린 수비진을 흔들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위라고 했지만 남미 아르헨티나의 저력이 매서웠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독일은 전반 종료 직전,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베네딕트 회베데스(26·샬케04)의 헤딩슛이 골포스트를 때려 아깝게 기회를 날렸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가운데 독일은 볼 점유율에서 63%-37%로 압도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시작과 함께 세르히오 아궤로(26·맨체스터 시티)를 투입, 전형을 4-3-3으로 바꾸며 공격적인 운영을 예고했다. 메시, 이과인, 아궤로가 최전방에 섰다.

독일과 아르헨티나는 적극적으로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일진일퇴했다. 독일은 조직적으로 양쪽 측면을 위주로 공격의 활로를 찾았고,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이끌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33분과 41분에 각각 로드리고 팔라시오(32·인테르 밀란)와 페르난도 가고(28·보카 주니어스)를 넣었다. 이과인과 엔소 페레스(28·벤피카)를 뺐다.

독일도 후반 43분에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를 대신해 괴체를 넣어 공격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양팀 모두 전·후반 90분 동안 골맛을 보지 못했고, 승부는 연장에 돌입했다.

승부차기가 예상됐던 경기 시작 113분 만에 지긋지긋한 '0의 행진'이 끝났다. 연장 후반 8분에 쉬를레의 패스를 받은 괴체가 감각적인 논스톱 왼발 슛으로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터뜨렸다.

아르헨티나는 전의를 상실했다. 메시가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얻은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마지막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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