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 아내인 신경정신과 전문의 강윤형씨가 최근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소시오패스’라고 표현한 것을 놓고 양측이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원 전 지사는 24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의 분석 글들은 지금도 검색하면 여러 글들이 넘쳐난다”며 “이렇게, 전현직 대통령들도 같은 검증 과정을 겪었지만, 프라이버시 타령은 이재명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에서도 대선 당시,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분석 글들이 넘쳐 났다”며 “그들은 모두 의사로서 직업 윤리를 위반한 것입니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후보의 정신 건강을 저는 명백하게 ‘공적인 영역’으로 본다”며 “이런 모든 검증 과정들이 불편하고, 불만이시면 대통령 선거 안나오시면 된다”고 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돼서도, 합당치 않은 이유로 국민들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면, 국민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서용주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원 후보 부인의 발언은 의사 윤리위반으로 구두 경고를 받았을 뿐 아니라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소지가 다분하다는 법조계 판단까지 나온다”고 했다.
 
그렇다면 정신과 의사가 본 이재명 후보의 성격은 과연 어떨까
 
‘성격과 삶’을 쓴 김창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재명씨는 자기 MBTI에 대해서 ‘I로 시작한다. 내향적이다’라고 했는데 제가 봤을 때는 주도적으로 나서는 외향적인 사람이다. ‘의사가 내성적이라서 사회활동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고 하는데, 그건 어렸을 때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라면서 위축됐던 게 내향적인 것처럼 보였을 뿐이다. 이재명씨 보면, 눈치가 상당히 빠르고 임기응변에 능하다. 다른 사람의 가려운 곳을 금방 알아내고, 잘 긁어준다. 그게 외향적 감각형의 특징이다, 이런 사람은 판매원을 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성과가 뛰어날 사람이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의미의 종교적 심성이나 철학과는 거리가 멀다.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인 건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외향적 감각형의 경우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일을 쓸데없이 벌이지 않는다. 상황 판단이 빠르고, 일 처리가 현실적이라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편할 것이다.
 
감각적이면서 외향적 사고도 적당히 발달한 것으로 보여 행정 능력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직관과 감정 부분이 열등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거나, 당장 드러나지 않은 문제의 본질을 잘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대인 관계에서 눈치는 빠르지만, 옳고 그름에 대한 감수성을 포함한 진정한 의미의 깊은 공감 능력을 보일지는 의문이다.”
 
MBTI는 1940년대 당시 카를 구스타프 융(1875~1961년)의 ‘성격유형론’을 바탕으로 개발된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를 말한다. 외향성(E)과 내향성(I), 감각형(S)과 직관형(N), 사고형(T)과 감정형(F), 판단형(J)과 인식형(P) 같은 4가지 분류 기준에 따라 16가지 심리유형으로 분류한다. 
 
▲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해당 조사와 관련, 지난 7월 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자 토론회에서 각 후보는 자신의 MBTI 유형을 공개했다. 이낙연(李洛淵)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ESFJ(외향적·감각형·감정형·판단형)’, 정세균(丁世均) 전 총리는 ‘ESTJ(외향적·감각형·사고형·판단형)’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02년 장난 삼아 해봤는데, 의사가 ‘이런 성격에 어떻게 험한 시민운동을 했느냐’면서 결과를 보고 울었다. 섬세하고 내성적이라 사회활동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I(내향형)로 시작하는 것 같다”고 하자, 이 지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김 교수는 《성격과 삶》에서 ‘악인(惡人)’에 대해 '이는 비단 개인의 성격과 인간관계에 그치는 주제가 아니라 기업과 국가 등 조직 운영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기가 주어지고, 외부의 힘이 저지하지 않는다면 끊임없이 부당한 일을 할 용의가 있는 사람을 ‘악인’”이라고 규정하면서, “사람을 대할 때는 좋은 점뿐만 아니라 못된 면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우리가 피해야 할 ‘惡人’의 특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했다.
 
"겸손하고 선량한 사람처럼 보이나 사리판단을 못 하고 기회주의자로 처신한다. 무능하지만 눈치가 빠르고 인간관계도 나쁘지 않아 긍정적 인상을 준다. 그러나 옳고 그른 것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계산된 행동을 하면서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고집하는 사람이다. 현명한 사람의 지시에 따라 행동할 때는 큰 문제는 없으나 스스로 판단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위치에 올라가면 예상치 못한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중요한 일에서 비판적 의견이 제시되면 해맑은 얼굴이 벌게지면서 고집을 부려 조직 구성원 모두를 난감하게 만든다. 겸손해 보이는 모습과 달리 매우 권위적이고 합리적인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말하는 내용이 상반되기도 한다. 누군가가 자신을 부추기면서 조종하는데,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으로 착각하고 조직은 분열시킨다. 소통의 잘못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조직의 이해관계보다는 본인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의외로 매우 뻔뻔하다.
  
선량해 보여도 리더가 무능하여 사리 판단을 제대로 못 하면, 본인 체면만 생각하고 고집을 부리며, 조직에 심각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무능한데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줄도 모르고, 자신이 옳다고 고집을 부려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면, 그 사람은 못된 사람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중략) 못된 사람이라면 각별히 주의해서 대할 필요가 있다. 원래 본성은 착한데 약간 못된 면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원래 본성이 못된 사람이라고 보고 접근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상의 김 교수의 발언을 요약해 보면 '잘못인 줄 뻔히 알면서도 뻔뻔하게 자행하고, 아무런 죄책감 없이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다니는 국내 정치권의 ‘소시오패스’형 인사들이 연상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