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원 기자]  6만전자에 발목이 잡혔던 삼성전자가 반등을 시작하고 있다. 오랜만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7만 원대에 재안착했다. 다만 향후 전망은 안갯속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주가의 본격적인 반등 여부를 놓고는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600원(2.29%) 오른 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종가 기준 지난달 29일 7만 원 밑으로 떨어진 이후 이틀 연속 6만 원대에 머물렀지만 이날 강세를 보이며 3거래일 만에 7만 원대를 회복했다. 
 
주가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 1,461억 원을 순매수하며 당일 순매수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대해 순매수를 나타낸 것은 지난달 21일 이후 8거래일 만이다. 기관 역시 2,597억 원어치의 물량을 사들이며 주가에 힘을 보탰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에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8~9월만 해도 7만 원대 중반, 8만 원대를 오가던 주가는 지난달 6만 원대로 밀렸고 삼성전자의 주력 분야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겹쳐지면서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나타냈다. 
 
그러나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평과 함께 간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59% 오르는 등 강세를 나타내는 점이 반도체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내린 메모리 가격 하락 및 실적 부진 등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긍정론이 있는가 하면 아직 적극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연간 실적 성장세가 유효한 상황에서 현 주가 밸류에이션은 주가수익비율(PER) 11.5배, 내년 11.2배 수준에 불과하다"며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주가는 바닥을 확인했다"면서 "IT 공급망 차질 이슈는 4분기 중 정점을 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후 전방 주문 확대 구간에서 주가 랠리를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반면 아직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시작되므로 그 하락이 짧게 끝날 것이라는 희망은 다소 이르다는 평가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12개월 선행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5배로 과거 역사적 PBR 밴드 평균 수준"이라면서도 "다만 반도체 부문의 가격이 이제서야 하락하기 시작한 시점인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주가의 정당한 평가를 위해서는 실적보다는 밸류에이션을 높일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그리고 그 답은 아무래도 파운드리 사업에서의 의미있는 개선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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