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삼성전기 경영진단'

 
삼성그룹이 실적이 부진한 전자계열사에 대한 경영진단에 돌입하자, 삼성이 금융계열사에 이어 전자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삼성그룹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지난달 중순부터 삼성전기에 대한 경영진단에 들어갔다.

삼성전기가 경영진단을 받는 것은 2003년 이후 11년 만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전기에 앞서 지난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삼성중공업에 대한 경영진단을 진행한 바 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는 삼성전기는 최근 글로벌 모바일 시장이 내리막길에 접어들면서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삼성전기는 올 1분기 매출 1조7288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4%, 86.7% 줄었다.

특히 최대 납품처인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삼성전기의 실적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 역시 올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부진에 따른 물량 조정과 부품 단가 인하, 원·달러 하락 영향으로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조1200억원으로 최고치에 도달했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급감하고 있는 있는 추세다. 급기야 올 1분기에는 8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지난 분기 대비 무려 17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전기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그룹 주요 전자 부품 계열사들이 인력 감축을 비롯한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번 경영진단은 통상적인 감사활동으로 컨설팅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약점과 강점을 발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경영진단은 그룹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으로 지난해에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등을 대상으로 했다"며 "삼성은 항상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경영진단을 실시, 실적 부진의 원인을 밝혀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해 주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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