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브로드밴드는 자사의 모바일 IPTV인 'B tv 모바일'을 통해 지난 6일 오전 5시에 열린 네덜란드와 코스타리카의 8강 경기를 중계했다.
지상파와 유료방송사 간 월드컵 재송신료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모바일 IPTV의 월드컵 중계가 중단된 가운데, SK브로드밴드가 일부 경기를 중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상파에서는 SK브로드밴드가 실수로 중계를 내보낸 것인지 아니면 고의로 월드컵 경기를 중계한 것인지에 대해 파악 중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자사의 모바일 IPTV인 'B tv 모바일'을 통해 지난 6일 오전 5시에 열린 네덜란드와 코스타리카의 8강 경기를 중계했다.

이날 'B tv 모바일'은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방송에 대해 "방송사 사정으로 월드컵 경기를 제공할 수 없다"는 문구를 삽입했으나 실제로는 해당 방송을 클릭하면 경기 화면이 중계됐다.

그전까지 SK브로드밴드와 KT, LG유플러스는 월드컵 재송신료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아 한국전 경기는 물론, 모든 월드컵 경기에 대한 모바일 IPTV의 중계를 중단한 상태였다.

이에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처음에 "지상파에서 송신을 끊지 않아서 일부 경기 중계가 나간 것 같다. 지상파의 실수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체 경기는 아마 안 나갔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SBS관계자가 "KT의 경우는 지상파에서 자체적으로 송신을 끊을 수 있지만 SK브로드밴드의 경우는 자체 서비스로 이뤄지기 때문에 지상파가 송신을 끊을 수 없는 시스템"이라면서 "월드컵 중계를 내보내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 그동안 송신이 안됐던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자 SK브로드밴드 측은 "24시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방송이 나갔을 가능성은 적다"면서 "현재 해당 경기를 중계한 당직자 등 담당자가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SBS 측은 네덜란드와 코스타리카의 경기 이외에도 추가로 모바일 IPTV를 통해 경기가 중계된 것이 있는지를 파악 중이다. 또 현재 월드컵 재송신료와 관련한 분쟁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 추가적인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그동안 지상파와 유료방송은 월드컵 중계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피파로부터 월드컵 중계권을 사온 SBS는 월드컵 방송을 케이블방송, IPTV, 위성 등에 재송신하면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별도의 콘텐츠 대가를 지급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유료방송업계는 이미 연간 채널별 재송신료(CPS)로 280원씩 지불키로 결정한 상황에서 별도 프로그램 추가 대가를 줄 수 없다고 맞섰고 결국 통신3사의 모바일 IPTV는 월드컵 중계를 중단하게 됐다.

다만 모바일 IPTV 이외에 실제 TV에서 중계되는 케이블 방송이나 IPTV의 경우는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방송 중단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2개월 후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나 향후 진행되는 하계, 동계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경기를 앞두고 이 같은 분쟁이 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갑을 관계가 명확한 방송 산업에서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직접 나서 중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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