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4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 마련된 전직 대통령 故 전두환 씨의 빈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정재원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에 세계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긴급 기사로 송고했다. 외신들은 전씨의 이력 및 공과를 자세히 소개하면서 광주 학살과 군부 쿠데타를 주도했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군사 독재자인 전두환 씨가 서울 자택에서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며 “전 전 대통령은 2003년 벌금 약 2,205억 원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서 본인이 가진 거라곤 29만1,000원과 개 두 마리, 가전제품 몇 개뿐이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고 전했다.
 
일본 NHK 방송은 “전 전 대통령은 약 7년 반에 걸쳐 개발독재형 강권 정치를 했고, 1988년 서울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며 “‘광주 사건’을 둘러싸고 엄격한 비판을 받았다”고 긴급 속보로 전했다. 
 
NYT도 '한국의 전 군부 독재자 전두환, 향년 90세 일기로 사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NYT는 전두환에 대해 "한국에서 가장 비난받은 전 군부 독재자는 쿠데타를 통해 권력을 잡았고 1980년대를 무력으로 다스렸다"며 "수백 명의 민주화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낙하산 부대와 장갑차를 파견했다"고 설명했다.
 
▲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전 전 대통령 사망 기사/사진=뉴욕타임스(NYT) 캡처
이어 "1996년 전두환은 권력을 가져다 준 1979년 쿠데타에서 벌인 행위들, 광주 민주화운동 학살 사건 등의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며 "그런데 김대중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화해의 제스처로 사면됐다"고 전했다.
 
그리고 전 전 대통령이 재벌 등을 대상으로 세금을 감면해주거나 정부 차원의 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어마어마한 양의 뇌물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NYT는 "전두환 집권 당시 한국은 만성적인 문제였던 인플레이션을 조절했고 경제도 연 평균 10%씩 성장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일본을 상대로 지지 않고 1988년 올림픽 주최권을 따내기도 했다"면서도 "전두환은 여전히 독재자로 기억된다"고 전했다.
 
NYT는 대통령 리더십 협회 최진 서울지부장의 말을 인용해 "한국인들에게 그의 이름은 폭압적인 군사 독재자의 동의어"라며 "그가 남긴 긍정적 업적은 그가 권력을 잡기 위해 사용한 비합법적인 경로와 임기 내내 지속된 독재 정치에 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NYT)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 보도에 대해 24일 국내 네티즌들은  "이 정도 제목은 뽑아줘야지"라며 '민족정론지'라고 뜨겁게 반응했다.
 
네티즌들은 죄수복을 입고 있는 전 전 대통령의 사진을 사용한 점도 언급하며 "사진 선택 최고다"라는 댓글도 찾아볼 수 있었고, "민족정론지 맞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도 해당 기사를 캡처한 사진을 올리며 "민족 정론 뉴욕타임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8시 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신은 통원치료를 받던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돼 안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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