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정재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조카가 데이트 살인을 저지른 후 변호한 것을 사과했지만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26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각종 의혹에 대해 '재명학'이라 규정하고 이에 대한 "시간 나는 대로 연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명학, 성리학, 주자학... 최근 핫한 학문으로 떠른 재명학. 이 신흥학문에 갑자기 관심이 생겼다. 형수욕설, 살인변호, 조폭연루 의혹, 대장동 사업 비리, 변호사비 대납의혹, 비선조직을 이용한 시정 및 도정 운영방식 등등  무수히 많은 연구주제를 포함하는 매우 유망한 신흥학문"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폭 조카 4번 변호” 
 
이날 조선일보는 "2018년 이 후보가 한 방송에서 직접 언급한 ‘중학생 조폭 조카’의 변론 사건이 재조명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이 후보는 자신의 이종 조카가 국제마피아파의 중학생 조직원이어서 네 차례 변호를 해줬다고 밝혔는데, 이 조카가 모녀 살인범이 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온라인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 조카는 스토킹 살인범 조카와는 별개의 또 다른 조카로 알려졌다.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2018년 7월21일 방송한 ‘권력과 조폭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편(1130회)에서 이재명 시장 시절의 성남시와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SBS에 따르면, 이 취재가 진행 중이던 그달 11일 당시 경기지사이던 이 후보가 제작진에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 이 후보는 제작진과 통화에서 “위쪽에 전화를 좀 해가지고 죄송하다” “팩트를 좀 철저히 체크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자신이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2명을 변호한 데 대해 “(당사자들이) 조폭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가족들이 와서 저한테 이 가족은 선량한 시민인데 억울하게 잡혀 있으니, 그 억울함을 풀어달라고해서 수임했다”고 했다. “저는 조폭들한테 활용당한 정치인”이라고도 했다.
 
조카 발언은 이 과정에서 나왔다. 이 후보는 “성남시가 100만 도시이긴 하지만 좁잖아요”라며 “제 이종 조카가 국제마피아파의 중학생 조직원이었다. 그때 제가 그 애를 네 번 변론해줬다”고 했다. 이 후보는 과거 선거 공보물 등에서 ‘인권 변호사’로 스스로를 소개해왔다.
 
온라인에서는 ‘이 조카와 스토킹 살인범 조카 동일인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동일인이라면 이 후보의 변론에 도움을 받은 조카가 훗날 스토킹 살인을 저지른 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후보 가족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이날 조선닷컴 통화에서 “두 조카는 다른 인물”이라고 했다. 그는 “중학생 조폭 조카는 이 후보 어머니 쪽 집안 사람이고, 살인을 저지른 조카는 이 후보 누나의 아들”이라며 “살인을 저지른 조카는 오히려 그 사건 전까지 조용한 편이었고 큰 사고도 친 적이 없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변인실은 두 조카의 동일인 여부에 대해 “확인한 뒤 답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1시간이 넘도록 응답이 없었다.
 
김부선 과거 첫 언급 재조명
 
특히 '이재명 조카가 데이트 살인'과 관련, 배우 김부선 씨가 과거 이 사실을 처음 거론했던 일이 재조명되고 있다. 해당 발언은 지난 7월 김 씨가 이 후보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과정에서 변호를 맡았던 강용석 씨 입을 통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강 변호사는 재판과정에서 “이 지사의 조카가 살인죄를 저질러서 무기징역을 살고 있다는 (김 씨의) 진술조서가 있다”며 “이 지사를 통해서 듣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김 씨와 이 후보가 과거 연인관계였다는 점을 증명할 증거로 ‘조카 살인죄’ 진술을 거론한 것이다.
 
당시 김 씨는 강 변호사를 향해 “오버 좀 안 했으면 좋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지만, 이후 김 씨 본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사건을 지속해서 거론한 바 있다.
 
그는 지난 7월 11일 이 후보가 자신에게 조카 살인죄를 고백했던 상황에서 놀랐던 것은 다름 아닌 ‘비정함’이라고 언급했다. 김 씨는 “자기 큰누나 아들이 사람을 죽여 사형을 받았다고 내게 고백했을 때 조카의 살인죄보다 이재명의 그 비정함에 나는 많이 놀랐다. 면회는 갔느냐는 내 질문에 혹여 면회기록이라도 남아 훗날 출세에 지장이라도 있을까 한 번도 면회를 가지 않았다는 말에 오만 정이 다 떨어졌다”며 “이재명 누나 집이 성남인데 성남시장 나올 즈음 이사까지 시켜 그 비밀을 숨겼다는데 사실이냐”라고 반문했다.
 
반대로 김부선이 박 씨(이 후보 형수)에게 그 사건이 사실이냐고 물어봤다. 사실이라고 했고, 박 씨는 오히려 조카는 사람을 1인 이상 죽였다고 했다. 심지어 가족 중 이재명의 형제자매들, 그들 자녀에게조차 범죄행위를 비밀로 하고 있다고 했다”고 적으며 폭로를 이어갔다. 
 
김 씨가 9월 13일에는 이 후보가 조카의 변론을 맡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우리 관계 발설하면 나도 죽인다고 했었지. 세상에 사람을 어떻게 죽일 수가 있느냐고 대체 뭐로 사람을 죽였는지 묻자 ‘몰라 돌로 쳤다나, 칼로 찔러댔나 난 잘 몰라’ 그랬었는데. 그래서 더는 묻지 못했었는데 변호를 1, 2심까지 다 했더라”라고 전했다.
 
그 이후에도 “조카 살인 사건은 2007년 내 집에서 이재명과 교도소 인권에 관하여 대화하다 우연히 듣게 됐다. 10년 넘게 침묵하느라 많이 힘들고 무섭고 억울했다. 이 끔찍한 사연을 저는 이미 9년 전에 한 여성 기자에게 말했다. 그 기자는 2018년 여름 분당경찰서에 참고인으로 직접 자진 출석하여 진술하고 왔다”며 “그런데도 이재명은 최근까지 라디오 방송에 나가 한 번도 뵌 적 없는, 통화조차 한 번도 한 적 없는 형님께 들은 얘기라며 고인을 또 죽였다. 저의 영혼을 또 죽였다”고 분개했다.
 
"과거 일가 데이트폭력 중범죄 변론…깊은 사과"
 
이 후보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는 "어제(23일) 밤 양주시에서 최근에 발생한 데이트폭력 피해자 유가족과 간담회를 가졌다. 창졸간에 가버린 외동딸을 가슴에 묻은 두 분 부모님의 고통을 헤아릴 길이 없었다"며 "제게도 아픈 과거가 있어 더욱 마음 무거운 자리였다"고 했다.
 
이어 "데이트폭력은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고 처참히 망가뜨리는 중범죄"라며 "제게도 이 사건은 평생 지우지 못할 고통스런 기억이다. 어떤 말로도 피해자와 유족들의 상처가 아물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우리 사회에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트폭력은 증가할 뿐만 아니라 더 흉포화하고 있다"며 "한때 가까웠던 사이라는 것은 책임 가중 사유이지 책임 감경 사유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 등 사전방지 조치와 가해 행위에 대한 가중 처벌은 물론,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별한 조치가 검토돼야 한다"며 "여성과 사회적 약자, 나아가 모든 국민이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가 언급한 ‘데이트폭력 중범죄’는 2006년 5월 서울에서 벌어진 ‘강동구 모녀 살인사건’이다. 이 후보 조카는 여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하자 집으로 찾아가 전 여자친구와 그의 모친을 흉기로 각각 19번, 18번 찔러 살해했다. 전 여자친구의 부친은 칼을 피하고자 아파트 5층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후보는 조카의 1·2심 변론을 맡아 조카가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감형을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2007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 후보는 과거 PC방 살인사건 당시 정신질환 감형에 분노를 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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