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무를 거부하고 부산을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부산 지역구 사무실(부산 사상구)을 격려차 방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당대표실 제공)
[심일보 대기자] 공식 일정을 무기한 전면 취소한 후 잠적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부산에서 목격되면서 5년 만에 '옥새 파동의 데자뷔'가 벌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지난 2016년 20대 총선 후보자 등록 마감을 하루 앞두고 공천안에 당 대표 직인을 찍을 수 없다며 대표 직인을 들고 부산 영도다리를 찾은 바 있다. 이 대표가 하필 부산을 찾은 것 역시 지난 2016년 사태의 ‘데자뷔(기시감)’로 느껴지도록 의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 잠적 소동은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갈등설이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발탁을 놓고 이 대표와 불협화음을 빚었던 윤 후보가 사전 소통 없이 충청 방문 일정을 통보한 데다, 반대 뜻을 분명히 밝힌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 임명까지 강행했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을 방문해 해설사와 함께 3·1운동의 역사를 담은 3전시관을 중심으로 관람했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는 이준석 대표의 당무 거부와 관련해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민주적 정당 내에서 다양한 의견 차이와 문제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아서 나서는 것이 민주적 정당"이라며 "현재 무리해서 연락하는 것보다 부산에 있다고 하니깐 생각도 정리하고 당무에 복귀하면 얼마든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기습 방문했다. 이 대표 측은 "이 대표가 오늘 오전 10시쯤 사무실을 격려차 방문했고, 당원 증감 추이 등 지역 현안과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석열 후보 측은 "권성동 사무총장이 어제 상계동 사무실 간 것에 대해 맞받아치는 것이냐"며 "당무 안 한다더니 돌아올 명분을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측은 MBC 기자에게 보낸 문자에서 "상경 계획은 없다"며 당분간 당무에 복귀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장제원 의원의 사상구 지역구 사무실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대표의 부산행 이유를 나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이 대표의 '이준석 나르샤'를 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곱지 않다. 국힘 내 이 대표를 '그 친구' 정도로 보는 윤 후보 측근들의 발언이나 '대접'도 문제지만  책임을 지는 당 대표라기보다 이런저런 훈수를 두며 평론가 행세를 한다는 지적도 '자기 반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자기주장 관철을 위해 당내 분란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당 대표가 상대 당이 아닌 당내 인사들과 싸운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과연 대표 자격 있나' 싶다.  지금 국민들은 “다 이긴 줄 아느냐”는 비아냥 목소리를 쏟아 내고 있다. 
 
이 대표의 행보가 '권력 투쟁'으로 비춰지는 순간, '정권교체'는 물 건너 간다. 지금이 그 때고 그 중심에 이준석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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