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은행 앞에서 삭발하는 경남은행 노조원
BS금융은 경남은행, JB금융은 광주은행을 가져갈 것이 확실시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BS금융과 JB금융이 경쟁자들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제시함에 따라 이들이 각각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인수 후보자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정서와 자격 논란, 헐값 매각 시비 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경남은행에는 BS금융·경은사랑컨소시엄·IBK기업은행, 광주은행에는 JB금융·신한금융그룹·BS금융이 본입찰에 참여했다.

예금보험공사는 30일 두 지방은행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발표할 예정이다.

◇경남은행, BS금융이 최고가…경은사랑컨소시엄 자격 논란도

당초 경남은행 인수전에서는 경남지역 상공인들이 이끄는 경은사랑컨소시엄이 '지역환원'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만큼 유리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BS금융이 1조2000억원대를 적어내 9000억원대를 제시한 경쟁자들을 금액 면에서 압도한 데다 경은사랑컨소시엄의 입찰자격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관련한 자격 시비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경남은행의 본입찰 마감일인 지난 2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사모펀드의 위탁운용사(GP)가 같다면 동일인으로 봐야한다. 은행법상의 적법성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사모펀드의 은행 인수는 적합하지 않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BS금융도 경은사랑컨소시엄 참여를 제안받았지만 거부한 이유에 대해 "사모펀드가 최대주주가 되면 명분이 없다"며 "이런 모양새는 독자생존도 지역 환원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BS금융이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에는 지역정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경남은행 지역환원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는 "BS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즉시 경남도민들이 똘똘 뭉쳐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대한 계약해지 운동 등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은행 인수위원회 측에서는 BS금융이 공적자금관리위원회 프레젠테이션에서 증자를 위한 이사회 의결을 거친 의결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무리한 가격으로 경남은행을 인수하면 동반부실로 이어져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BS금융이 최소지분 30%를 제외한 약 27%를 지역에 환원할 것과 '개별 은행(two banks)' 체제로 경영할 것 등의 조건을 내걸고 있지만 이런 약속이 지켜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점포 중복 등의 문제로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은 한 식구가 되기는 힘들 것으로 지적된다.

◇광주은행 입찰가, 장부가에 턱없이 못미쳐

광주은행 인수전은 비교적 수월하게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매각자는 예상보다 낮은 가격을 접하고는 딜레마에 빠졌다.

최고가 원칙으로 따지자면 JB금융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자다. 그러나 입찰가가 장부가인 7759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JB금융이 4000억원대, 신한금융과 BS금융이 30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자가 제시한 가격대로 팔자니 우리금융 민영화의 원칙인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충족할 수 없다. 헐값 매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다음 기회로 미루자니 이보다 더 높은 가격을 주고 사겠다는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조속한 민영화'는 물 건너 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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