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경기 안양시 안양여고 인근 도로포장 공사 사망사고 현장을 찾아 굳은 표정으로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윤석열 캠프 제공)
[심일보 대기자] '대표 패싱 논란' 속에 지방으로 내려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잠행이 3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선대위 회의가 예정됐었으나 이 대표가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함에 따라 선대위 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사실상 당무 거부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의 서울 복귀가 늦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옆에서 '빨리 찾아가야 한다', '전화해서 사정을 해야 한다' 식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이 문제 해결 방법이 아닐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맡고 있는 홍보·미디어 분야는 소통하면서 처리하고 있다고 하니 사실은 당무 거부가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김 최고의 '당무 거부가 아니다'는 발언은 초라한 변명이다.
 
실제로 윤 후보는 길어지는 이 대표의 잠행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제53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뒤 오전 경기 안양의 도로포장 공사 근로자 사망사고 현장을 찾는 등 정상적인 대선 후보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사실상 '먼 산 불 보듯'한 모양새다.
 
오늘 한 언론에 '윤석열 캠프에서 김칫국 냄새가 진동한다'는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공감가는 대목을 일부 인용하면 "이준석 대표의 당무 보이콧 시위는 철부지 투정으로 비친다. 집안 대사를 앞두고 가족 전체가 손님 맞이에 정신이 없는데 장남이 “내 밥상 누가 치웠냐”고 어깃장 놓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정권 교체라는 당의 지상 과제보다 개인 정치를 앞세웠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는 것. 
 
이어 "그러나 이 대표가 피해 의식을 갖도록 몰아간 책임은 윤 후보 쪽에도 있다. 윤 후보는 하필 이 대표가 지방 출장을 간 날에 기습 입당한 것을 비롯해서 ‘이준석 패싱’을 의심할 만한 일들을 벌여 왔다. 윤 후보 측은 이준석 대표를 ‘버릇없는 어린 것’ 취급하며 길들이려 한다는 인상을 준다. 윤 후보가 이 대표 반대를 무시하고 영입한 인사가 “나도 30대 아들이 있다”며 당대표를 애 취급하는 것이 그런 정서를 대변한다. 이 대표는 지난 4월 서울 보궐선거 때 2030 시민 유세단을 기획하고 실행하면서 늙고 낡은 야당에 새바람을 몰고 왔다. 윤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의 모든 역량을 끌어모으겠다는 절실한 심정이었다면, 그래서 이 대표를 자신의 취약 포인트인 젊은 층 공략에 도움을 줄 소중한 자산으로 여겼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금의 국민의힘 상황에 대해 "요즘 야당 사람들은 이재명 여당 후보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끼리 치고받느라 바쁘다. 마이크에 대고 같은 편 험담을 하고, 익명 인터뷰로 동료 등에 칼을 꽂는다. 이런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는 원인은 한 가지다. 대선 승리가 눈앞에 다가온 것으로 착각하고, 전리품을 서로 챙기느라 아귀다툼을 벌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셀프잠적'도 문제지만 너도나도 '다 된 밥'에 내 몫 챙기기에만 바쁜 ‘웰빙정당병’이 도진건지 선대위 내부의 인적 그룹간 알력과 다툼이 시쳇말로 가관이다. 당내에선 윤 후보의 측근인 권 총장과 장 의원이 선대위 인선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인연과 지연 등 연고주의가 작용했다는 관측이 무성했다고 한다. 
 
이 같은 파열음은 윤 후보 리더십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 당장 윤 후보는 스스로 중심을 잡고 선대위의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 선대위 구성, 대선 승리와 패배, 전적으로 윤 후보 자신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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