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대 그룹 계열 상장회사의 사내 유보금이 무려 52조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결산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92개 기업의 사내 유보금은 2012년 515조4455억원에서 2013년 568조1980억원으로 52조7525억원(10.23%) 늘었다.

삼성그룹의 경우 17개 상장사의 2013년 누적 사내 유보금은 223조4419억원으로 한 해 동안 23조9590억원(12.01%) 늘어났다.

이밖에 ▲현대차그룹(18조861억원, 19.21%) ▲현대중공업그룹(6조4638억원, 30.30%) ▲SK그룹(5조642억원, 9.04%) 등은 사내 유보가 늘어난 반면 ▲한진그룹(-7813억원, -19.02%) ▲GS그룹(-3090억원, -2.57%) 등은 줄었다.

같은 기간 10대 그룹의 사내 유보율은 3604.09%에서 3767.66%로 163.57%포인트 증가했다. 유보율은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이다. 유보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안전성이 보장되지만, 신규 투자나 배당 등을 통해 돈을 지출하지 않은 채 그저 쌓아두고 있다는 의미다.

10대 그룹 가운데 롯데그룹(1만2686.84%)의 유보율이 가장 높았고 ▲삼성그룹(5416.08%) ▲SK그룹(4442.73%) ▲현대차그룹(2904.57%) 등이그 뒤를 이었다.

한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의 '2기 경제팀'은 기업 적정유보 초과제한세 도입 등을 통해 배당확대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유보율이 높으면서 배당성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의 김용구 연구원은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주요 기업 중 높은 유보율과 현금성 자산을 축적했으나 성장성 정체가 나타나며 향후 배당압력이 점증할 수 있는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며 잠재적 배당 개선주로 ▲삼성전자 ▲현대글로비스▲SK ▲GS홈쇼핑 등을 꼽았다.

우리투자증권의 강현철 연구원은 "현금 유보는 많지만, 배당이 낮은 기업에 유보자금 과세가 이뤄질 것"이라며 "잠재적 배당 확대가 가능한 종목군을 추출하면 삼성전자,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차, 오리온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유보율은 16809.60%에 이르지만 지난해 배당성향은 7.2%로 지난 10년간의 평균치(10.7%)에는 못 미쳤다. 또 현대차의 유보율은 3463.47%이며, 배당성향은 6.3%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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