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왼쪽)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오른쪽)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정재원 기자] 중흥그룹은 9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KDB인베스트먼트와 대우건설 지분(50.75%)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중흥그룹은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5개월간 진행해 온 인수 실무작업을 마무리했다. 중흥그룹은 이달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하고, 새로운 대우건설을 만들기 위한 후속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기업결합심사가 마무리되고, 중흥그룹이 대금을 납부하면 대우건설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중흥건설은 지난 8월 KDB인베스트먼트와 주식 매각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대우건설에 대한 실사를 진행했다. 실사 과정에서 우발채무나 부실 등 변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매각되는 대우건설의 주식 2억193만1,209주(지분율 50.75%)의 최초 인수가는 2조1,000억 원 수준이다.
 
이날 SPA 체결식에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해외 역량이 뛰어난 대우건설 인수는 중흥그룹의 '제2의 창업'과도 같다"며 "어떠한 외적 환경의 변화나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 초일류 건설그룹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이 재도약하기 위해선 임직원 개개인과 조직간 신뢰와 협력이 중요하다"며 "그런 여건과 환경을 만들기 위해 깊이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흥은 ▲독립경영 및 임직원 고용승계보장 ▲부채비율 개선 ▲임직원 처우개선 ▲핵심가치(도전과 열정·자율과 책임)의 고양 ▲내부승진 보장 ▲능력 위주의 발탁 인사 등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또 노동조합과도 성실한 협의를 통해 상생하는 방향을 모색하기로 했다.
 
중흥은 앞서 지난달 대우건설 노조와 만나 고용보장과 건설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 등 처우개선을 제안한 바 있다. 대우건설 임금 수준을 이른바 건설사 '빅5' 수준으로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3위 건설사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삼성물산 1억 원, GS건설 9,500만 원, 현대건설 8,500만 원 순이다. 대우건설은 8,200만 원으로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가운데 중위권이다.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5년 동안 임금이 동결됐고, 임금 격차도 동종업계 대비 20% 가량 낮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이 그동안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발전하는 데는 무엇보다 임직원 개개인과 조직간 신뢰와 협력이 중요하다"며 "노동조합과의 성실한 협의를 통해 노사가 상생할 방안도 찾아보겠다"고 전했다. 
 
또 중흥은 대우건설의 투자와 해외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현재 284%(2020년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에 달하는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을 중흥그룹과 비슷한 수준(105.1%)으로 낮춰 재무 건전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대우건설의 독립경영을 보장하면서 도시정비사업과 해외사업에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우리 대우건설이 더욱 역동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하길 소망한다"며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도전과 열정, 자율과 책임, 신뢰와 협력으로 뭉친다면 제가 꿈꾸는 대우건설과 임직원 모두가 꿈꾸는 기업이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우건설의 자랑이자 핵심가치인 도전과 열정, 자율과 책임을 더욱 강화할 방안도 찾아보겠다"며 "대우건설 임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내부승진을 최대한 보장하고, 조직의 안정성을 해지지 않는 범위에서 고리타분한 연공서열은 배제하고 능력위주의 발탁 인사를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중흥그룹은 현재 시공 능력평가 15위인 중흥토건과 35위 중흥건설을 비롯해 30여 개에 달하는 주택·건설·토목부문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6위를 기록했던 대우건설과 중흥토건·중흥건설이 합쳐지면 평가 순위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은 3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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