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경북 구미시 금오공과대학교를 방문해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말바꾸기가와 자기부정의 연속인 이 후보는 스스로 지도자 자격이 없음을 증명해가고 있다”
 
12일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전두환 발언에 대해 내놓은 논평이다. 이 후보는 11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삼저호황(저금리ㆍ저유가ㆍ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다만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중대범죄”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후보가 “경제는 성과”라고 한 발언 대목이다. 이 후보는 전 전 대통령 사망 당시엔 “내란 학살 주범”이라며 “흔쾌히 애도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광주 5·18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전 전 대통령의 비석을 발로 밟으며 “올 때마다 잊지 않고 꼭 밟고 지나간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10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전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ㆍ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이 후보는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을 빼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광주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라”고 시쳇말로 거픔을 물었다. 
 
급기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비석 밟고 그 난리를 치더니, 전두환 찬양도 내로남불이냐. 도대체 삶에 일관성이라는 게 없다”며 이 후보를 ‘이두환(이재명+전두환)’이라고 칭했다. 특히 민주당을 겨냥해 “윤석열의 발언을 비난하던 성난 정의의 목소리들은 다 어디갔나. 그때처럼 한바탕 난리를 쳐야 맞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12일에도 페이스북에 “입으로는 ‘친일파가 득세한 더러운 역사’ 어쩌구하며 요란하게 외쳤지만, 실제로 하는 일을 보라. 결국 이승만 평가, 박정희 존경, 전두환 찬양”이라며 “이재명의 철학? 그런 거 없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역시 오늘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전두환 경제 성과' 발언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려다 국민의힘 후보가 되실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전주 방문 당시 "우리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대통령 하시다 힘들 때 대구 서문시장에 갔다는 것 아니냐"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지난 7일 서울대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서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하니 진짜 존경하는 것으로 알고, 표 얻으려고 존경하는 척 하는거 아니냐고 하던데 전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말을 바꿨다는 해석들에 대해 "맥락을 무시하는 것이 문제고, 국민의 집단지성 수준을 무시하는 일"이라며 반박했다.
 
그렇다면 이번 발언 역시 TK지역까지 격전지로 만들려는 전략의 일환의 '의례적 관용구'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 이재명 후보의 발언 논란은 상대 후보를 향한 '막말'로 옮겨 붙었다. 
 
이 후보는 경북 칠곡 다부동전적기념관을 들른 뒤 지지자들에게 다가가 즉석연설을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서도 독설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종전선언에 반대 입장을 밝힌 윤 후보를 겨냥해 “대한민국 정치인이 종전을 위해서 노력하진 못할망정 종전협정을 반대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공격했다. 이에 지지자들이 “윤석열 친일파”라고 소리치자 이 후보는 “친일파를 해도 좋다”며 호응했다. 이 후보는 한술 더 떠 “그 친일의 결과가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하고 국익을 해친다면 친일을 넘어서 반역행위”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12일 “종전, 평화라는 단어의 선량함만으로 정의로운 것처럼 행세하지 마시고 외교안보 공부 좀 하시라”고 일침을 놨다.
 
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살다 살다, 종전선언 반대한다고 친일파에 민족반역자 소리는 처음 들어본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이재명 지사의 논리라면, 미국 의원들도 반역자이고 우리 나라 국민들도 반역자가 득실거리는 상황이 된다”면서 “일본이 종전선언 반대하니까 한국의 종전선언 반대하는 사람들이 친일파에 민족반역이면, 일본이 환호하는 BTS 좋아하는 한국사람들도 친일파에 민족반역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친일파여서 반대가 아니라, 실효성이 없고 북에 정치적으로 이용만 당하는 허울뿐인 종전선언을 서두르지 말라는 것이 국민 대다수의 여론”이라며 “평화체제는 전쟁이 끝났다는 정치적 선언만으로 결코 담보되지 않는다”고 했다.
 
주말 오후, 이재명 후보의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도넘는 발언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 볼 일이지만  "스스로 지도자 자격이 없음을 증명해가고 있다"는 국힘의 논평이 오늘따라 와 닿는 이유는 무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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