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경북 김천시 추풍령휴게소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대학 교수들이 올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를 뽑았다.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이다.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된 것'을 비유한 사자성어다. 
 
사자성어 중에 조변석개(朝變夕改)라는 말이 있다. 우리 속담에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다.’는 말이 있듯 아침에 바꾸고 저녁에 고친다는 뜻이다. 또 부화뇌동(附和雷同)은 자신의 줏대와 기준을 망각한 채 이해관계에 따라서 혹은 무조건 남의 주장에 따르는 것을 말한다. 요즘 '이재명의 민주당'을 보고 있자면 떠 오르는 사자성어다.
 
오늘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은 오늘 한 방송에 출현해 이 후보의 해당 발언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안 특보단장은 “역사를 균형 있게 봐야 되지 않겠나?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역사적 인식의 지역적 차이가 존재하지 않나?”라며 “가령 광주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대구, 경북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가가 다르듯이 또 대구 경북에서 전두환,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일반 국민들 평가와 다르지 않나? 그래서 이런 역사적 인식의 지역적 차이를 이번 이재명 후보 발언을 계기로 좁히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전두환도 공과가 존재한다”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오늘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이 하면 나쁜 전두환 찬양, 이재명이 하면 좋은 전두환 찬양”이라며 “그 당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굳이 진 전 교수의 말을 인용치 않더라도 대장동 사업의 최종 책임자인 이 후보가 “대장동 몸통을 놔두고 자꾸 엉뚱한 데를 건드린다”고 말한 대목만 보더라도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조변석개(朝變夕改), 부화뇌동(附和雷同),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이러한 비판에 개의치 않는다. 
 
여기 또 다른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진(秦)나라 시황제를 섬기던 환관에 조고(趙高)란 악당이 있었다. 조고는 시황제가 죽자 유조(遺詔)를 위조하여 태자 부소(扶蘇)를 죽이고 어린 데다가 어리석은 호해(胡亥)를 내세워 황제로 옹립했다. 그래야만 자기가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호해를 온갖 환락 속에 빠뜨려 정신을 못 차리게 한 다음 교묘한 술책으로 승상 이사(李斯)를 비롯한 원로 중신들을 처치하고 자기가 승상이 되어 조정을 완전히 한 손에 틀어쥐었다.
 
‘이제 내 세상이다.’
 
조고는 입을 다물고 있는 중신들 가운데 자기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자를 가리기 위해 술책을 썼다. 어느 날 사슴 한 마리를 어전에 끌어다 놓고 호해한테 말했다.
 
“폐하, 저것은 참으로 좋은 말입니다. 폐하를 위해 구했습니다.”
“승상은 농담도 심하시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니[指鹿爲馬(지록위마)]’ 무슨 소리요?”
“아닙니다. 말이 틀림없습니다.”
 
조고가 짐짓 우기자, 호해는 중신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아니, 제공들 보기에는 저게 뭐 같소? 말이오, 아니면 사슴이오?”
 
그러자 대부분 조고가 두려워 ‘말입니다.’ 라고 대답했지만, 그나마 의지가 남아 있는 사람은 ‘사슴입니다.’ 라고 바로 대답했다. 조고는 사슴이라고 대답한 사람을 똑똑히 기억해 두었다가 죄를 씌워 죽여 버렸다. 그러고 나니 누구도 감히 조고의 말에 반대하는 자가 없게 되었다. 나중에 사방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유방의 군대가 서울인 함양(咸陽)으로 밀고 올라오는 가운데 조고는 호해를 죽이고 부소의 아들 자영(子嬰)을 3세 황제로 옹립했으나, 똑똑한 자영은 등극하자마자 조고를 주살해버렸다.
 
이같은 지록위마(指鹿爲馬)의 유래에서 보듯, 작금의 이재명 후보의 상황이 진나라 시황제를 섬기던 조고(趙高)의 위세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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