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심일보 대기자]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에서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선후보 부인의 학위 위조 이력이 불거지는가 싶더니 또 다른 대선후보의 장남 불법 도박 의혹 사건이 등장했다. 오늘 대선을 책임져야할 야당의 대표가 선대위원장 직을 내려놓겠다고 해 당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는가 싶더니 '대장동 핵심인물'인 김문기 경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시쳇말로 드라마 작가가 이같은 드라마를 썼다면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다'고 몰매 맞을 일이다. 
 
먼저 이준석이라는 36살 당대표를 살펴보자. 그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고 올린 후엔 연락도 끊었다. 선대위가 출범(6일)도 하기 전 혼란에 빠진 건 너무도 당연한 일. 당시 당 안팎에선 ‘당 대표 패싱’이 거론됐지만 과연 그의 행동이 순리였느냐고 묻는다면 '천만의 말씀'이다.
 
당시 그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여전히 책임을 지는 당 대표라기보다 이런저런 훈수를 두는 평론가 행세를 하며 시비를 가리려 한다", "자기 정치 또는 자기주장 관철을 위해 당내 분란도 마다하지 않는다",  "상대 당이 아닌 당내 인사들과 싸운다"는 것들이었다.
 
한 신문은 "바른미래당 시절부터의 방식인데, 대표가 되고도 달라지지 않았다. 경선 과정에서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공개적으로 갈등한데 이어 이번엔 보이콧까지 갔다."고 했다. 이어 "국민은 권력 투쟁에 대단히 냉소적이다. 지금도 “다 이긴 줄 아느냐”는 비아냥이 나온다. 이견을 틀어막는 민주당도 문제지만 중구난방인 국민의힘도 문제다. 그 중심에 이 대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제 버릇 개 주겄소'란 속담에서 보듯 오늘 그는 "핵관들이 그렇게 원하던 대로 이준석이 선거에서 손을 뗐다"며 선대위원장 직을 던져 버렸다. 그러면서 "당대표 역할 충실히 할 것"이라 했다.
 
그는 조수진 최고위원이 선대위에서 사퇴한 직후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오늘로 당 대표의 통상 직무에 집중하겠다"며 "세대결합론이 사실상 무산되었으니 새로운 대전략을 누군가 구상하고 그에 따라서 선거 전략을 준비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선대위 사퇴로 사실상 차기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세대결합론'을 성공시키기는 어려워졌다는 비아냥이다. 
 
이어 "복어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해도 그냥 복어를 믹서에 갈아버린 상황이 됐다"고 비꼬았다.
 
그는 과거 인터뷰 등에서 수차례 젠더 문제를 언급하면서 "복어는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다뤄야 맛있는 식재료이지 아무나 하면 독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자신이 선대위에서 사퇴함으로써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이 대거 이탈하게 될 것이라는 암시의 의미다. 더 쉽게 풀이하면 윤석열이 패배하는 것은 나와 당은 상관없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문득 언젠가 들은 고대 그리스의 극작가인 아이스킬로스의 말이 떠오른다.
 
"물을 오염시키며 웃는다면 웃으면서 깨끗한 물을 마시지는 못하리라"
 
그러나 세상은 요지경, 이준석이 연출한 '막장 드라마'가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신의 장난인지 김문기의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의 대선 드라마가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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