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빛포럼 대표/지에스리테일 고문
동지는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동지와 관련된 속담에 ‘동지가 지난 뒤 열흘이면 해가 노루꼬리만큼씩 길어진다’가 있다. 이는 동지가 지난 뒤부터 해가 하루에 약 1분씩 길어지는 것을 노루꼬리로 비유한 것이다.
 
흔히 동지를 작은 설이라고도 한다.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관습이 이어진 것이다. 팥죽은 예로부터 질병이나 나쁜 귀신을 쫓는 음식으로 알려져 왔다. 팥이 곡식 중에서도 유난히 붉은 빛을 띠기 때문. 우리 조상들은 팥이 붉은색이어서 귀신을 쫓는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실제로 팥은 혈액 건강에 좋다. 짠 음식을 먹어 몸속에 늘어난 나트륨을 빼주는 칼륨도 풍부하다. 바나나의 4배 이상이다. 팥의 주성분은 탄수화물 68%, 단백질 20% 등이다. 우유보다 단백질이 6배, 철분이 117배 많이 들어있다.
 
‘동지가 지나면 푸성귀도 새 마음 든다’도 있다. 추운 겨울 몸을 움츠리고 있던 푸성귀들이 동지가 지나면 봄을 기다리며 마음을 가다듬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온 세상이 새해를 맞을 준비에 들어간다는 뜻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속담이다. 
 
오늘은 동지, 이제 봄을 기다려도 좋은 시간이다. 흔히 시간에는 '세 가지 걸음'이 있다고 한다.
 
시간의 세 가지 걸음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화살처럼 달아나고 과거는 영원히 정지해 있다.
 
승자는 패자보다 더 열심히 일하지만 시간에 여유가 있고 패자는 승자보다 게으르지만 늘 바쁘다고 말한다.
 
승자의 하루는 25시간이고 패자의 하루는 23시간밖에 안 된다.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올라가면 내려와야 하듯이 폭염이 내리쬐다가 또 비가 쏟아지고 다시 폭염이 계속되다 보면 어느새 가을이 다가온다. 절정에 가면 모든 것은 내리막길을 가기 마련이다.
 
느리게, 그리고 주저하면서 다가오는 것 같지만 미래는 현재가 되는 순간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날아가 버린다.
 
하루하루는 지루한데 일주일은 금방 흩어지고, 한 달이나 일 년은 쏜살같이 날아가고 없다.
 
우리 만난 지가 언제였더라 하며 악수하다 보면 못 본지 10년. 강산도 변하고 사람의 마음도 변해 한 때의 친구가 서먹서먹한 타인이 되어 있다.
 
승자는 시간을 관리하며 살고, 패자는시간에 끌려가며 산다는데 인생에서 패자로 남고 싶어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인생엔 승자도 패자도 없다. 이기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우린 그저 무엇을 경험하기 위해 이곳에 왔으며 그 경험이 다할 때 세상을 떠날 뿐이다.
 
적지 않은 경험을 했지만 아직도 다 하지 못한 어떤 경험이 내 인생에 남아 있을까?
 
다가오는 미래를 다 알 수야 없지만 참으로 중요한 것은, 시간에 끌려다니며 살지 말고 시간을 부리면서 사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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