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 국민의힘이 자중지란(自中之亂)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능하다가 답이다.
 
대선을 2개월여 앞둔 시점에 국민의힘은 "윤석열에 알랑거리는 정치는 하지 않는다"며 자당 후보를 영화에 나오는 고담시의 경찰로 평가절하하는 당대표와 그를 향해  “철딱서니 없고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라는 탄식을 하는 3선 의원이 공존하는 '한지붕 세가족' 상황이다. 
 
당 대표는 선거를 눈앞에 두고 후보와 당을 위기에 빠뜨리는 해괴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건만  책임을 느끼거나 미안해하는 마음은 조금도 없다. 선대위를 박차고 나갈 당시 당 대표로서 후보를 돕는 일은 계속하겠다던 발언은 잊은지 오래다. 
 
그는 불과 몇 달 전 낡은 정치에 새 바람을 일으키며 우리 정치판의 세대교체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최근의 말과 행동은 카멜레온이다. 
 
그는 지난 7월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 여야 합의를 100분 만에 번복해 비판에 직면하자 언론과 대변인을 탓했다. 언론이 속보경쟁을 한 탓에 합의내용이 왜곡됐다는 주장이다. 
 
당시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 대표가 입장 번복을 해명하며 그 원인을 대변인의 전달 과정 실수와 언론의 속보 경쟁으로 돌린 것도 구차하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쿨'하다는 이준석, 대형 위기 앞에선 당당하지 못했다>는 기사에서 "이 대표의 '남 탓'은 또 다른 비판을 샀다"며 "대변인의 역할은 전달자인데 여야 대표가 합의하지 않은 것을 불쑥 말할 수 있었겠느냐. 책임을 떠넘기는 건 이 대표의 평소 모습과 다르다"는 당 대변인을 지낸 국민의힘 의원 발언을 전했다. 이어 "최근 들어 이 대표의 리스크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며 "여성가족부·통일부 폐지 주장과 반중정서를 자극하는 언론 인터뷰 등으로 국민의힘은 연일 시끄럽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은 연일 그 언론을 이용해 확성기를 틀고 있다. 
 
전날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이번주 안에 선대위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위원장은 이날 오전에 윤석열 후보를 만나 현재 ‘매머드 선대위’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개편안을 윤 후보 쪽에 전달했다 한다. 현재 선대위 구성으로는 김 위원장이 전권을 쥐고 선대위를 이끌기 어렵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정권교체 여망을 또다시 수용하지 못할 것 같으면 국민의힘은 정치적으로 아무 미래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심기일전을 강조했다. 지금의 상황을 위기로 본 것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은 “오직 위기만이 진짜 변화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위기는 기회다'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윤석열 후보는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이번 대선은 성남시장, 경기지사를 거친 '독고다이' 이재명과 검찰총장을 지낸 '어설픈 보스' 윤석열의 싸움이다. 그렇다면 70여일 후 과연 누가 웃을까
 
'이재명 치킨집'엔 온 가족이 합심해 서비스와 싼 가격으로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반면 '윤석열 기획사'엔 돈 좀 벌어보겠다고 직원들이 사무실에 모여 옥신각신하고 사직서 던진 팀장이 매일 사무실을 찾아와 '깽판'을 치지만 그래도 여기엔 임원도 있고 직원들이 있다. 
 
흔히 '내가 벌면 장사꾼이요, 직원이 벌면 사업가'란 말이 있다. 장사꾼과 사업가의 차이는 누가 돈을 벌어 오느냐의 차이란 얘기다. 대선같이 큰 판에는 그래도 사업가가 통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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