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연내 본회의 개최를 위한 의사일정 협의에 나섰지만 또 다시 결렬됐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박병석 국회의장께서는 내일 모레(30일) 적어도 오후 3시에는 본회의가 반드시 열려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계셔서 야당하고 협의를 했는데 결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빨리하자, 조건 없이 하자, 성역 없이 하자는 입장”이라며 “야당의 특검 생떼”라고 했다.
과연 이 후보와 민주당이 “얼마든지 특검 협상” “깨끗하게 터는 차원에서라도 특검을 강력히 요구한다”라는 이같은 말은 사실일까.
지난 10일 유한기 전 포천도시개발공사 사장이 투신해 숨진 데 이어 21일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문기 개발1처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키맨’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자 이 후보는 "몸통은 놔두고 엉뚱한 데를 건드려 참혹한 결과가 초래됐다. 빨리 특검 하자”고 했다.
이이제이(以 夷 制 夷). 중국의 고사성어에 나오는 이 말은'오랑캐를 오랑캐로 제압한다'는 뜻이다.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정면 대결이 불가능할 것 같은 상대에게는 어찌되었건 대단히 효율적인 책략이다. 이 전략은 적들이 서로 충돌하는 동안, 아군은 병력을 늘리고 훈련시키며, 무기와 식량 등의 군수물자도 많이 비축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다음에 다시 이이제이를 쓸 경우에도 성공확률이 높을 뿐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충분히 대응이 가능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민주당과 이 후보의 '대장동 특검' 전략이 이와 같지 싶다.
오늘 한 신문은 사설에서 "‘특검 하자’는 말만 50일 가까이 반복하고 있다. 축구에서 마치 반칙을 당한 듯 거짓으로 넘어지는 쇼를 하는 것을 ‘할리우드 액션’이라고 한다. 민주당의 ‘특검 찬성’이 바로 그런 할리우드 액션이다. 이제 대선 전에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은 어려워졌다. 민주당의 할리우드 액션이 목적을 이뤘으니 이제는 그만했으면 한다."고 했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내년 2월 15일까지 특검을 구성하기 위해선 지금 당장 여야 특검 합의가 필요하지만 작금의 상황을 보면 대선 전 특검을 통해 진실을 밝히기는 어려워 보인다.
'헐리우드 액션' '침대 축구'를 해서라도 감추려는 것이 무엇인지 그 열쇠는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뿐이란 생각이다.
심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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