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해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국민의힘 선대위는 '울산합의'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6일 출범했다. '후보 윤석열-총괄 김종인-홍보 이준석'이란 삼각체제로 막강한 위용을 드러냈지만 이내 인사 영입 문제로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갈등을 겪으면서 난맥상을 드러냈다. 여기에 거듭되는 윤 후보의 실언과 아내 문제에 대한 뒤늦은 대처, 이준석 대표의 계속된 '자해 행동'으로 지지율이 폭락했다.
 
급기야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전격적인 선대위 쇄신을 천명했다. '6본부장 사퇴' 등 본인 외 모든 선대위 간부급 인사들을 물갈이하고 슬림형 선대위로 다시 출발하겠단 것이 핵심이었다.
 
이 과정에서 '후보의 비서실장이라도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보인 김 전 위원장은 '후보에게 연기라도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실언이 나오며 상황이 악화일로로 빠졌다. 윤 후보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후보를 비하하려는 나쁜 뜻에서 한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그의 측근들은 "윤 후보가 상당히 언짢아했다"고 전했다.
 
결국 윤석열은 “오늘부로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산하겠다. 선거 캠페인에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바로 잡겠다”며 '김종인'까지 날리며 '홀로서기'를 택했다. '연기자'가 아닌 '감독'이 되어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지겠다는 강한 의지의 발로란 해석이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해산 직후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도 직책도 없는 사람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권성동·윤한홍 의원이) 물러났다고 물러난 것이냐"고 말했다. '지금도 직책 없는 사람'은 한때 윤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장제원 의원을 가리킨 것으로 소위 '윤핵관'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태섭 실장과 정태근 실장 등 3명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의 개인사무실을 찾아가 선대위 개편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까지의 상황들을 쭉 판단했을 때, 정권교체를 위한 직언과 고민들이 지금 후보한테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어서 위원장님께서도 사퇴를 하시게 됐고, 저희들 역시 일을 좀 그만두게 됐다"고 밝혔다.
 
기자의 판단엔 김종인 전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을 문제삼아 김 위원장을 포함한 선대위 해체라는 초강수를 둘 필요까지 있었나 싶다. 결론적으로 소위 김 위원장을 내친 것이 '신의 한 수'가 이닌 '자충수'가 아닌가 싶다.
 
이제 대선까지는 60여일이 남았다. 그동안 윤석열은 국민들에게 정치적 리더십도 기억할만한 비전도 보여주지 못했다. 지금 국민들은 이 모든 논란의 책임자로 윤석열을 지목하고 있다. 지지율이 추락이 그 예다. 만약 김 전 위원장의 지적처럼 윤석열이 지금도 윤핵관의 훈수에 의지한다면 윤석열을 지지했던 이들에 대한 배신이다.  
 
'정치 초보' 윤석열이 앞으로 무엇을 보여줄지 모르겠지만 돌아선 지지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엔 시간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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